연장 승부 끝에 우승한 황인춘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PGA 제공]
전날까지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6위에 머물렀던 황인춘은 마지막 날 4언더파(버디 5, 보기 1개)를 몰아쳐 노승열(17·경기고)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파세이브에 성공해 정상에 올랐다.
연장 첫 번째 경기가 열린 18번홀(파4·393m). 거리가 긴 데다 오르막 경사가 심해 쉽지 않은 홀이었다. 황인춘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앞쪽에 떨어진 반면 노승열의 공은 그린을 넘어갔다. 오르막 경사를 앞둔 황인춘과 내리막 경사지에 선 노승열의 대결.
퍼터를 잡은 황인춘이 홀 1.2m 거리에 붙인 반면 56도 웨지를 사용한 노승열의 공은 약 6m 거리에 멈춰섰다. 결국 노승열의 퍼트가 빗나간 것을 확인한 황인춘은 침착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켜 생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군에서 제대한 1996년 22세의 나이에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황인춘은 2003년 투어에 데뷔한 ‘늦깎이 골퍼’. 지난해 9월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이날 연장전 끝에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상금랭킹 1위(1억3000만원)로 뛰어오른 그는 “프로 입문은 늦었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다. 상금왕을 차지하는 게 올 시즌 목표”라며 “일부러 ‘골프는 무척 쉬운 운동’이라고 말하고 다니는데 긍정적인 태도가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 것 같다”고 밝혔다.
아시안 투어를 겸한 이 대회에서 4라운드 중반까지 4타 차 단독선두를 달려 최연소 우승을 눈앞에 뒀던 노승열은 9번(파5),15번(파4),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탓에 먼저 경기를 끝냈던 황인춘에게 동타를 허용했다. 아마추어 김비오(신성고)가 강지만(32)과 함께 8언더파 공동 3위에 올랐고, 지난해 챔피언 김경태(22·신한은행)는 10번홀(파4)에서 기준 타수보다 4타나 많은 쿼드러플 보기를 범한 끝에 5언더파 공동 6위를 차지했다.
성남=정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