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이라크 공사 수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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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1990년 걸프전 발발 이후 14년 만에 이라크의 건설사업에 진출한다. 현대건설은 미국 임시행정처(CPA)산하의 이라크 재건공사 시행위원회(PMO)가 발주한 이라크 재건사업을 2억2천만달러(약 2600억원)에 수주했다고 22일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5일 실시된 5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재건사업 입찰에 미국 건설사인 워싱턴그룹의 파트너로 참여해 워싱턴그룹이 수주한 11억달러 중 2억2000만달러의 공사를 직접 시공하게 된다. 이번에 수주한 재건사업은 이라크 전국의 댐 및 관개시설과 이라크 북부의 송.배전 시설을 복구하는 공사로 5월 말부터 본격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재건공사는 일반적인 해외공사와 달리 투입되는 시공비에 일정액의 수익을 보장받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익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게 장점이라고 현대건설 측은 설명했다.

현대건설 이지송 사장은 "14년 동안 닫혀 있던 이라크 건설시장의 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새 공사 수주뿐 아니라 이라크 신정부 지도자들과 접촉해 11억400만달러의 미수금을 회수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와 해외건설 업계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앞으로 국내 건설업체들의 이라크 재건사업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향후 5년간 184억달러 규모의 재건사업이 발주된다. 현대의 경우 미국 워싱턴그룹 수주액의 20% 이상을 지분 참여키로 약정함으로써 추가 일감 확보가 예상된다.

SK건설은 현재 1억달러 규모의 바그다드 석유화학플랜트 입찰에 참여 중이며 두산중공업은 전력부문 재건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범양건영과 삼환기업.경남기업.삼부토건 등도 현지에 조사단을 파견하거나 현지사무소를 열기로 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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