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광주비엔날레-개막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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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국내에서 처음 기획된 국제규모의 격년제 현대미술제인 광주비엔날레가 드디어 20일 정식 개막된다.
18,19일 미술전문가들을 위한 프리뷰쇼에 이어 20일부터 일반에 공개되는 광주비엔날레의 개막에는 오늘날 한국 현대미술이연출하고 있는 상황만큼이나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우선 8개월간이란 짧은 기간에 국제규모의 비엔날레를 준비하고 개막까지 이른 것은 바로 한국의 현대미술이 지닌 다이내믹한힘과 추진력을 상징한다.
광주비엔날레가 처음 발의됐을 때 국내는 물론 외국의 많은 미술관계자들은 개최 가능성을 반신반의했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개막은 최근들어 세계 미술계에 부상중인 한국미술계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다시한번 과시해 보인 미술 이벤트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광주비엔날레 개막에는 또 아시아에 새로운 현대미술의 활동무대가 생겼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아시아는 지난 30년간 서구 현대미술의 현장에서 반갑지 않은초대인사의 역할에 만족해야만 했다.
광주비엔날레의 탄생은 아시아적 아이덴티티가 서구미술과 동등한위치에서 평가되고 판단될 수 있는 활동공간이 만들어진 것을 의미한다. 전통과 현대와의 조화란 어려운 문제를 놓고 아시아.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이 서구에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자기중심 위에 서서 다룰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나아가 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에서 현대미술의 중심을 일본으로부터 한국으로 옮길 수 있는 가능성도 담고있다.
광주비엔날레의 개막에는 이런 국제적 의미 외에 국내적 의미도적지 않다.먼저 광주가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중심으로 등장할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물론 이는 한국현대미술의 대외창구가 2원화된다는 사실도 의미한다.
수백명의 외국작가와 평론가들이 2년마다 비엔날레가 열리는 광주를 찾아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작업하면서 현대미술을 토론하게될 것이다.이는 사실상 2년마다 한국현대미술의 중심이 서울을 제치고 광주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고 또 그런 점에서 광주가 국내 제2의 현대미술 도시로 탄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光州=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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