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 학력수준 상위 정치참여 하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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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우리 나라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대접」은 다른 나라 여성들과 비교해 국제적으로 어떤 수준일까.최근의 세계여성회의등을 계기로 통계청이 18일 펴낸「여성 사회활동실태의 국제비교」를 보면 한국여성들은 취학.보건등에선 비교적 상위권에 있으나 정치참여.전문직진출.남녀임금 격차등에서는 하위권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결국 귀중한 여성 자원에 대한 교육투자등은 상당히 개선돼왔으나 교육받은 여성들을 사회에서 활용하는 수준은 아직도 멀었다는 이야기다.세계 각국과 비교,밝 거나 어두운 한국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참여 정도를 항목별로 알아본다.
〈밝은 측면〉 ◇고등교육 취학률은 선진국 수준=전문대이상 고등교육기관에 취학하는 여성 비율은 34.3%로 오스트리아(34.9%).네덜란드(36%).이탈리아(34.7%)와 비슷하다.일본(26.1%).스위스(22.3%).영국(27.3%)에 비해선훨씬 높은 편이다.
학력수준도 크게 향상돼 여성 대학원 졸업자가 65년엔 겨우 34명에 불과했으나 94년 7천8백명으로 무려 2백30배나 늘어났다. ◇미성년자 출산율이 낮다=여성의 학력수준이 높아지면서1천명당 미성년자 출산율은 70년 17명에서 93년 4명으로 떨어졌다.일본(3.5명)보다는 많지만 네덜란드(8.3명).덴마크(9.1명).스위스(6.6명)등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 이다.
◇평균수명도 선진국 수준에 접근=91년 국내여성의 평균수명은75.7세로 일본(81.6세)에는 못미치지만 미국(79.3세).독일(79세).영국(78.7세)등에 거의 근접했다.
◇흡연인구가 적다=여성흡연율은 92년 6.1%로 세계 최저수준이다. ◇평등지수가 상위권=유엔이 평가한 우리나라의 GDI는0.780으로 상위 28%안에 들었다.1인당 국민소득에 비해 남녀평등 정도가 그리 뒤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어두운 측면〉 ◇전문직은 남자 몫=고급직종인 기술.행정.관리직 여성종사자는 93년 9.6%에 불과했다.스웨덴(45.1%).노르웨이(36.8%).덴마크(34.4%).캐나다(35.9%).미국(32%)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취업구조가 남성위주로 짜여 있다는 증거다.
◇임금은 남자의 절반=93년 제조업체 여성근로자의 임금은 남성의 52.9%로 절반정도였다.이는 남성임금의 43.6%만 받는 일본 여성보다 나을뿐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대부분의 국가 여성들이 남성임금의 70~80%를 받고 있는데 비 하면 매우 부끄러운 통계다.
◇정치활동은 엄두 못내=여성국회의원의 비중은 2%로 일본(7%).미국(10%).독일(20%).프랑스(6%).노르웨이(39%)등 선진국과 차이가 크다.87년 기준으로 여성 장.차관의 비율도 5%에 불과해 아직도「정치=남성」이라는 등 식이 깨지지않고 있다.
◇강간 위협,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성범죄가 늘어나면서 15~59세 여성 10만명당 강간건수는 87~89년 평균 38.1건으로 집계됐다.프랑스(17건).노르웨이(20건).덴마크(35건).독일(26건).이탈리아(4건).일본(5건). 프랑스(17건)등 대부분의 선진국보다 강간사건이 자주 일어난 것이다.
이 분야에서 최고기록은 단연 미국으로 평균 1백18건이었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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