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최고 지도자 이스라엘 미사일에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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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최대무장조직 하마스의 창설자이자 정신적 지도자인 셰이크 아흐마드 야신이 22일 새벽 이스라엘의 공습에 폭사했다. 가자시티의 자택 주변의 알무잠마아 사원에서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오던 셰이크 야신은 이스라엘군 아파치 헬기의 미사일 공격으로 현장에서 숨졌다.

▶ 22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최대의 저항운동단체 하마스의 정신적 지도자셰이크 아흐마드 야신의 2000년 7월 가자시 한 난민촌에서 연설하던 때의 모습. (AP=연합뉴스)

사지 불구인 야신의 휠체어를 밀던 경호원 2명을 포함해 다른 아홉명도 현장에서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미사일 공격과 동시에 차량에 탑승하려던 셰이크 야신과 다른 희생자들의 신체와 살점들이 사방으로 날라갔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13명이 넘는 부상자들 중 야신의 아들 2명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사건 직후 범아랍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와 알아라비야 방송들은 사건현장 주위의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비닐 봉지를 들고 희생자들의 시신조각을 주워담는 장면을 방영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은 즉각보복을 천명했다.하마스의 간부인 이스마엘 하니야는 "샤론 수상이 지옥의 문을 열었다"며 "이스라엘의 모든 집과 거리에 죽음을 보낼 것"이라고 무차별한 보복공격을 다짐했다.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아흐마드 쿠라이 수상은 이번 공격이 "비겁하고도 위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공영 라디오 방송은 아리엘 샤론 수상이 셰이크 야신에 대한 표적암살을 전격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건 직후 지이브 보임 이스라엘 국방부 부장관은 "하마스가 자행한 모든 테러공격에 셰이크 야신이 연루돼있기에 그는 죽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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