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의 힘 … 강북·노원·도봉 집값 끌어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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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대표적 아파트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43㎡형은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4.9% 내린 9억3600만원이었다. 지난해 3억2200만원(49%)이나 올랐던 상황과는 크게 달라졌다.

반면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12단지 66.5㎡형은 올해 공시가격이 1억9200만원으로 14.3% 올랐다.

이처럼 올해 공시가격은 값싼 소형주택이 고가의 대형주택보다 더 많이 오르는 추세였다. 뉴타운을 비롯한 각종 개발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주택시장에서 소외됐던 서울 강북권과 경기 북부의 집값이 많이 뛰었기 때문이다. 서울 외곽순환도로 개통으로 교통 여건이 좋아진 것도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

반면 거래가 뜸했던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용인·평촌) 지역과 대구(-2.2%)·대전(-0.7%)은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주요 지역 공시가격=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3단지 83.06㎡는 공시가격이 6억4000만원으로 17.3% 하락했다. 잠실 주공5단지와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도 내렸다. 경기도 분당·평촌·과천·일산·용인의 주요 아파트 단지도 2~15% 하락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데다 보유세·양도세 부담으로 아파트 매매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각종 규제로 인해 강남의 재건축 예정 단지의 사업 진행이 더디고, 기존 도시 주변에 동탄·파주 같은 새 도시가 들어선 것도 가격 하락 요인이다. 이런 가운데 재건축이 끝난 과천 래미안에코팰리스와 재건축 기대감이 큰 개포 주공1단지의 소형 아파트는 공시가격이 올라 눈길을 끌었다.

서울 강북·도봉·노원구의 주요 단지들도 대부분 공시가격이 올랐다. 강북구는 미아 뉴타운 개발, 도봉구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개통과 북부법조타운 조성 사업이 집값을 밀어 올렸다. 노원구는 상계뉴타운 추진과 학원 밀집 지역이란 점에서 수요가 몰리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대규모 개발이 예정된 곳의 공시가격이 크게 뛰었다. 장현·목감·능곡 택지개발로 인해 시흥시의 공시가격은 33.5% 급등했다. 전국 최고 상승률이다. 서울 강북 뉴타운 개발로 이주 수요가 몰리고, 교통 여건이 개선된 경기 북부의 의정부(27.1%)·양주(22.1%)·동두천(18.3%)도 많이 올랐다. 인천시는 아시안게임 기대감과 도심 재개발, 영종도 역세권 개발로 인해 전반적으로 강세였다.

면적별로는 중대형(85㎡ 초과) 주택의 공시가격은 1~2% 내리고, 소형 주택은 2~10% 올랐다. 3억원 이하 주택은 대부분 공시가격이 올랐으나 3억원이 넘는 주택은 소폭 하락했다.

◇가장 비싼 집=공동주택 가운데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트라움하우스5(전용면적 273.6㎡)가 50억400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6년째 1위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와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2차가 뒤를 이었다. 상위 10채 중 3채가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였다. 가장 싼 공동주택은 전남 고흥군 도양면 다세대주택(16.2㎡)으로 140만원에 공시됐다.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신청은 다음 달 30일까지 과천 국토해양부나 시·군·구, 한국감정원 본·지점을 방문하거나 우편·팩스로 하면 된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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