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스티나와 함께하는 모녀의 행복스토리 ⑧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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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엄마가 만들어주던 그 맛을 기억하며 저녁상을 차려낸다. 하지만 남편은 “장모님처럼 찌개 좀 만들어봐. 왜 그 맛이 안나?” 라며 투정을 부린다. 나의 손끝으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그 맛, 바로 친정 엄마의 손맛이다.
   결혼할 때까지 밥 한번 짓지 않던 내가 결혼을 앞두고 엄마에게 요리를 배웠다. 눈대중으로 요리하는 엄마를 보고는 왠지 나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딸은 엄마의 손맛을 따라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결과는 쓴맛을 보기 일쑤였다.
   재료나 만드는 순서는 똑같았지만 엄마의 맛은 아니었다. 이런 내가 안타까웠는지 엄마는 직접 만든 김치며 반찬·고춧가루·참기름을 갖다 주었고 큰 아이 백일에는 직접 잔칫상까지 차려 잔치를 치러내셨다. 결혼한 지 11년이 지났지만 아직 엄마의 손맛 근처에도 못간 채 늘 신세만 지고 있다. 한 달에 두어 번 혼자 계신 엄마의 외로움을 달래준다는 이유로 친정 집을 방문하지만 엄마는 벌써 내 마음을 읽고 닭볶음탕과 떡볶이를 만들어 주신다. 엄마의 손맛에서 편안함과 사랑이 느껴지기 때문일까. 지금이나 10년 전이나 똑같은 맛의 음식을 앞에 두고 우리 모녀는 어릴 적 얘기부터 현재의 고민까지 수다를 떨곤 한다.
   그러고 보니 난 엄마에게 단 한 번도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한 적이 없는 것 같다. 기껏해야 맛있다는 식당에 모시고 가서 대접한 것이 고작이다. 이번 주말에는 부족하지만 엄마가 좋아하시는 시원한 탕 요리를 선물하고 싶다.

배주연(38·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행복한 밥상 메뉴_

시원한 대구탕

::: 재료 대구 1마리, 무 300g, 모시조개 6개, 대파 1대(흰부분),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2개, 육수 1500cc(육수: 멸치 15g, 다시마20*20), 면보 1장, 생강· 마늘·청주·미나리·국간장·소금 조금

::: 만드는 법
1. 멸치는 내장·머리를 제거하고 프라이팬에 살짝 볶는다.
2. 다시마는 젖은 행주로 가볍게 닦아내고 멸치와 물을 넣고 끓여 육수를 만든다.
3. 무는 납작 썰기, 대파와 고추는 어슷썰기하고 생강과 마늘은 채를 썰어 면보에 담아 놓는다.
4. 대구는 토막을 내 내장을 제거하고 머리는 반으로 자른 후 청주를 뿌려 비린내를 제거한다.
5. 청주에 가볍게 절인 대구는 끓는 물을 뿌려 헹군다.

6. 냄비에 무를 깔고 대구머리-살-대파-생강-마늘채(거즈로 싼 것)-고추-모시조개-육수 순으로 넣고 끓인다.
7. 한소끔 끓인 후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8. 거품을 제거하면서 다시 한번 센 불에서 끓여주고 먹기 직전 미나리를 넣어 준다.

요리·사진 = 라고스티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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