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2008 D-100] 중국 “이번엔 세계 1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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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프로젝트=중국은 베이징이 2008년 올림픽 개최 도시로 결정된 2001년 올림픽 종합 1위를 목표로 일명 ‘119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119’는 육상, 수영, 카누-카약, 요트 등 중국의 취약종목에 걸린 금메달 숫자(2000년 시드니 기준, 베이징에서는 122개로 증가)다. 중국이 시드니 때까지 이 종목들에서 따낸 금메달은 한손에 꼽을 정도다.

2001년부터 이들 종목에 막대한 투자를 한 결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4개의 결실을 거뒀다. 육상 남자 110m허들의 류샹은 ‘119 프로젝트’의 상징이다. 지난해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한 류샹은 베이징에서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중국은 류샹 외에도 육상 여자 장거리와 수영 여자 경영, 조정, 카누에서 아테네 때보다 많은 금메달을 노린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미국으로서도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스티브 로시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이사는 최근 “중국은 ‘119 프로젝트’로 취약종목마다 금메달 한두 개씩 따겠다고 한다. 모두 몇 개일지 한번 계산을 해보라, 내가 밤잠을 잘 수 있겠나”라고 경계심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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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 싸움=올림픽에서 중국과 미국이 벌여온 메달 경쟁 추이를 보면 중국의 역전은 시간문제다. 미국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금메달 44개로 천장을 친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은 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로 시작한 뒤 증가세를 보인 끝에 아테네에서는 32개를 따냈다. 미국과 4개 차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40개가 종합 1위 안정권으로 전망된다. 중국 당국은 목표 금메달 수를 함구하고 있지만 중국 언론은 적어도 40개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은 전통적 강세 종목인 다이빙(금 8개), 여자 역도(4개), 배드민턴(7개), 탁구(4개)에서 ‘싹쓸이’가 목표다. 여기에 체조·사격·여자태권도·여자유도·여자축구·여자배구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은 육상·수영·체조에서 금메달을 쓸어담아 1위를 수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예상 메달수는 42개. 미국은 지난해 육상과 수영 세계선수권에서 각각 금메달 14, 20개를 휩쓸었다. 아테네 6관왕 마이클 펠프스(수영)는 베이징에서 9관왕에 도전하는 미국의 간판이다. 예전만은 못해도 여전히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가 중-미 간 1위 싸움 중간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보인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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