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화제>『방드르디,태평양의 끝』번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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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프랑스 문단의 거두 미셸 투르니에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방드르디,태평양의 끝』(민음사)이 고려대 김화영교수의 번역으로나왔다. 투르니에는 67년 43세의 나이에 『방드르디』를 발표해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을 받고,3년 후 70년에는 『마왕』으로 공쿠르상을 받았으며 수차례 노벨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작품세계는 신화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인간 본래의모습을 재발견함으로써 인간의 불멸성을 획득하려고 갈구하는데 모아진다. 방드르디는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에 나오는 노예 프라이데이의 불어 이름으로 투르니에는 『로빈슨 크루소』를뒤집어서 다시 쓴다.디포의 세계와는 반대로 『방드르디』에서는 자연이 문화를 지배하고,방드르디가 로빈슨을 가르치며,원 시성이문명을 극복한다.
…계간 『현대시사상』가을호가 「한국 모더니즘시 60년」을 특집으로 꾸며 우리 시문학사에서 모더니즘이 어떤 시대적 변별성을띠며,어떻게 발전해왔고,그 문제점은 무엇인가를 소개했다.김용직씨는 30년대의 모더니즘을 이상 중심의 과격한 모더니즘과 김기림 중심의 영.미계통으로 나눌 것을 주장하고 서준섭씨는 40년대의 해방공간과 모더니즘의 관계를 살피고 있다.
또 이승훈씨는 50년대 「후반기」동인과 존재탐구의 모더니즘에대해,김준오씨는 60년대 「현대시」동인을 중심으로 내면탐구와 언어실험의 모더니즘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고 정효구씨는 70년대 노향림.김승희의 시를 거론하며 모더니즘시의 기미를 발견하고 있고,구모룡씨는 80년대 모더니즘시의 특성을 파시즘의 억압에 대한 부정과 문학 내적인 부정이라는시각에서 해명을 시도하고 있다.
***4대문학상 수상작가 자선집 …95년도 4대문학상 수상작가 자선집이 작가정신에서 출간됐다.
이상문학상 수상작가인 윤후명씨의 떠남과 만남의 행위를 통해 단절된 인간관계의 근원적 결합을 그리워하는 중편 『섬』과 단편『앵무조개의 꿈』,권력과 인간.종교.예술의 관계를 탐구해온 동인문학상 수상작가인 정찬씨의 중편『황금빛 땅』과 단편『다모클레스의 칼』이 수록됐다.또 유토피아로의 지향을 불가능하게 하는 억압체제를 그린 현대문학상 수상자 신경숙씨의 중편『멀리,끝없는길위에』와 시대에 희생된 한 여자를 추적한 김인숙씨의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인 중편『한 여자 이 야기』도 수록됐다.
***『문예사조의 이해』출간 …문학평론가 최유찬씨가 그리스 고전문학에서 오늘의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는 문예사조를 설명한 『문예사조의 이해』(실천문학사)를 펴냈다.이 책은 각각의 사조가 발생한 사회문화적 배경을 명확히 제시하고 사조들 사이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 게 설명해 그 문화사적 맥락을 주지시키는데 역점을 뒀다.최씨는 또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이해가작품보다는 개념중심으로 이뤄져왔다는 생각에 따라 양자의 여러 작품에 대한 분석적 고찰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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