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하철 2호선 착공도 전에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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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사업이 재원 부족과 갑작스러운 노선 변경 등으로 큰 진통을 겪고 있다.

인천시는 남동구 인천대공원에서 서구 오류지구를 연결하는 인천의 남북 축 도시철도 2호선(29.2㎞)을 2조3435억원을 들여 올 7월 착공, 2014년 전 구간을 개통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7월 발표했었다. 그러나 사업비의 60%를 지원하는 정부가 도시철도 지원 예산이 부족하다며 사업비를 줄이거나 사업 기간을 늘려 줄 것을 인천시에 요청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이에 인천시는 사업을 2단계로 나눠 남동구 인천대공원∼서구 공촌사거리(19.4㎞) 구간은 2014년까지, 공촌사거리∼오류지구(9.8㎞)는 2018년까지 완공한다는 내용의 수정계획안을 지난해 말 발표했다. 그러자 2014년 지하철 개통을 기대했던 검단 신도시 등 서구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단계별 개통 반대 연명부를 제출하고, 연일 인천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2014년 개통이 미뤄지면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는 서구 공촌사거리∼가정오거리(4.6㎞) 노선을 500m 가량 서쪽으로 옮겨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및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를 경유토록 노선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인천시 관계자는 27일 “이번 노선 변경 검토는 2014년까지 전 구간을 완공해 달라는 주민 의견을 수용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청라지구·가정뉴타운 사업지구로 노선을 접근시킬 경우 토지공사 등 사업시행사에 교통기반시설비를 분담시켜 개통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하철 역세권을 잃게 될 처지가 된 기존 계획노선 인근지역 주민들이 “지금 와서 노선을 변경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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