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휘젓는 기업인수.합병(M&A)열풍-최근의 흐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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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기업 인수.합병(M&A)의 회오리가 전세계적으로 거세게 일고있다.작은 기업은 더 크게,큰 기업은 초대형으로 만들자는 「기업짝짓기」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특히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부터국내기업에 대한 외국기업의 M&A가 허용될 전 망이어서 세계적인 M&A붐이 「강건너 불」만은 아니게 됐다.최근 세계경제에 화제를 뿌리는 M&A열풍의 의미와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을 종합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註]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뭉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1+1」로 3내지 4를 얻자는 시너지효과를 겨냥한다.이른바「전략적 M&A」다.
특히 정보.통신,멀티미디어.컴퓨터,방송.영화,금융,의약등 미래지향적 新산업.신기술 분야가 합병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사실 M&A열풍은 지난 80년대말에도 세차게 불어닥친 적이 있었다.그러나 속 내용은 요즘과 크게 달랐다.당시의 M&A는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싼 기업을 헐값에 사들인 후 되팔아 이익을 챙기는 기업사냥방식의 「적대적 M&A」가 주 류였다.
94년부터 시작된 美기업들의 새로운 M&A붐은 90년대 초반리스트럭처링(사업재구축)바람에 뒤이은 것이다.몸집을 가볍게 하고 수익성을 높이자 기업들은 이제 미래 지향적인 사업확장이나 경쟁력의 절대 우위를 꾀하게 됐다.그 수단으로 M&A를 활용하기에 이른 것이다.
정부의 독점규제 완화도 M&A붐 조성에 한몫했다.현재 방송.
통신규제 완화가 추진되고 있고 금융기관간 업무영역을 제한한 글래스 스티걸法은 이미 폐지가 기정사실화 됐다.
아울러 증시활황에 따른 주가상승과 금리하락은 M&A과정에서의주식교환과 외부자금 조달을 수월케하는 윤활유 역할을 했다.
물론 M&A열풍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합병할 때면「수익향상」등 거창한 계획이 발표되지만 뜻대로 되지만은 않는 경우가많다.지난 72~81년간 합병기업의 절반은 해체되었다는 통계도나온다.90년초 합병한 타임과 유력 케이블 TV인 워너 커뮤니케이션이 합병해 타임워너社로 되었지만 이 미디어 제국은 부채로허덕여야 했다.
또 금융기관 합병의 경우처럼 수익향상을 위해 감원과 지점 폐쇄등을 단행,결국 고객들만 불편해진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李商一.金光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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