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금리인하 종착역 弱달러-高유가 꺾이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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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호 14면

벌써 1년을 넘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는 지구촌 사람들의 생활 구석구석을 뒤흔들어 놓았다. 글로벌 경기 하강과 일자리 축소, 증시 침체는 그런대로 각오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석유 등 원자재와 곡물 값의 폭등까지 초래할 줄은 몰랐다. 미국의 초저금리 정책과 이에 따른 달러 약세가 원인을 제공했다.

미국 경제를 서브프라임 늪에서 건지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해 9월 이후 6차례에 걸쳐 금리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5.25%였던 기준금리는 지금 2.25%까지 내려와 있다. 한 나라의 금리가 떨어지면 그 나라의 통화가치도 떨어진다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정석이다. 달러가치가 날개 꺾인 듯 추락하면서 원자재값, 곡물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석유 등 대부분 원자재가 미 달러화로 결제되는데, 달러가치가 급락하자 원자재 생산국들은 그 보상을 위해 가격 인상 조치를 줄기차게 단행했던 것이다. 그 틈을 비집고 헤지펀드 등이 원자재 사재기에 나서 가격 폭등을 부채질했다.

그랬던 FRB의 금리인하 열차가 이번 주 드디어 종착역에 도달할 전망이다. FRB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30일 회의를 열고 금리 추가인하를 논의한다. 월가는 지금 0.25% 인하에 75%, 동결에 25% 등의 확률로 베팅하고 있다. 그리고 더 이상의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란 쪽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벌써부터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달러화 가치가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국 통화에 대해 조금씩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달러화의 약세 마감 내지는 강세 전환 조짐과 함께 국제 원자재 값은 다소 고개를 숙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자재 투기 세력의 이탈을 반영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미국의 경기까지 침체의 터널에서 빠져나갈 희망을 보이면 달러 강세는 보다 뚜렷해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30일 미 상무부가 내놓을 1분기 GDP 잠정치도 눈여겨봐야 한다. 현재 월가는 0∼0.5%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마이너스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인데, 이를 충족하면 달러 강세 흐름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지난주
25일 한국은행은 1분기 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7%에 불과했다고 발표
25일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2조1540억원을 기록했다는 깜짝 실적을 발표
 
▶이번주
28일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4대 그룹 총수 등 재계 지도자들과 만나 ‘경제 활성화와 지식서비스산업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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