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 차례지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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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추석을 휴가처럼 보내는 가정도 늘고있지만 역시 추석엔 햇 곡식과 햇 과일로 조상을 기리는 차례를 지내고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게 제격이다.
한국전례연구원 김득중(金得中)원장은 『가례집람과 같은 우리 전통 예서(禮書)에 지켜야할 차례 예법이 기록돼 있지만 시대가변하면서 가가례(家家禮)라 해서 집안 나름의 예법이 중시되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전례연구원이 제시하고 보건사회부가 표준적인 차례상 차림으로 인정한 차례상 진설법을 소개한다.
◇상차림=병풍을 북쪽으로 치고 그 앞에 상을 놓은 뒤 신위(지방)에 글문을 놓는다.차례는 자기집에서 기제사를 지내는 모든조상을 대상으로 지내는데 서쪽에 제일 높은 조상내외분의 신위를모신다.지방 대신 사진을 놓아도 무방하다.신위 에서 가장 가까운 제1열 가운데에 시접(수저담는 그릇)을 놓고 양옆으로 잔반(잔과 받침대)을 놓는다.
제2열에는 서쪽에서부터 국수와 육탕(고기찌개).소탕(닭고기찌개).어탕(생선찌개)순으로 3탕을 놓되 합탕을 해도 무방하다.
2열의 가장 오른쪽에는 햅쌀로 빚은 송편을 놓는다.
제3열에는 육전(고기 부침).초간장.고기구이.닭구이.생선구이.어전(생선부침)순으로 진설한다.
다음 4열에는 포(말린 생선)와 고비.시금치.도라지 등 삼색나물,간장,물김치,식혜 순으로 놓는다.
제주로부터 가장 가까운 제5열은 과일과 약과.강정 등을 놓는데 순서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편.보통 홍동백서(紅東白西)라 해서 붉은 과일은 동쪽,흰색 과일은 서쪽이다.
◇차례 지내는 법=아침 일찍 옷을 바르게 입은 뒤 신위를 중심으로 동쪽엔 남자 자손이 서쪽엔 여자 자손이 자리한다.이때 상차림은 제2,3열을 제외한 나머지를 차린다.①제주(주인)가 향안(향로나 향합을 올려놓는 상) 앞에 꿇어 앉아 향을 세번 사르고 일어나 두번 절한다.②제주가 향안 앞에 꿇어앉아 집사의보조로 강신잔에 술을 받아 세번에 나누어 모사그릇에 비운 뒤 일어나 제주만 두번 절한다.③제주 이하 모두 남자는 재배,여자는 4배 큰절을 한다.절을 할 때 남자는 왼손을,여자는 오른손을 위로 한다.④차례상 위에 제2열과 3열을 마저 차린다.⑤주인이 주전자를 들고 모든 술잔에 술을 따른다.⑥주부(제주의 아내 또는 제주의 그 다음 사람)가 시접 위에 젓가락을 걸쳐놓는다.⑦축문을 읽으려면 모두 꿇어 앉은 상태에서 읽는다.⑧주인은재배,주부는 4배한다.⑨주부가 젓가락을 내려 시접에 담는다.⑩주인 이하 모두 남자는 재배,여자는 4배한다.⑪신위를 왼쪽으로모시고 지방과 축문을 태워 재를 향로에 담는다.⑫제상 위에서 제수를 내린 뒤 자손들이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조상의 음덕을 기린다. 〈文敬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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