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對日비난의 날-과거사죄.배상요구 예년보다 강도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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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8월 한달간 북한의 일본 비난은 거의 극에 달하다시피 했다.단 하루도 빼지 않고 일본에 대한 비난보도와 성명발표가 이어졌다.
매년 8월이 되면 치르는 행사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횟수도많고 내용도 격한 것이 많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평양방송과 중앙방송 등을 통해 나온 북한의 일본 비난은 내용상 세갈래로 나눌수 있다.
우선 과거사에 대한 사죄요구다.평양방송은 지난달 6일 논평을통해 일본정부가 그동안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두차례에 걸쳐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여러번 사죄했지만 「진심으로 한 사죄표명이아니었다」고 공박했다.
두번째는 일본에 대한 직접적인 배상요구다.북한은 8월 평양에서 발간된 화보 『조선』에 과거 일제가 약탈해간 주요문화재를 사진과 함께 소개하면서 문화재 반환과 충분한 보상을 요구했다.
북한은 또 지난달 12일 시마무라 일본 문부상이 일제의 침략행위를 부인하는 망언을 한 뒤 곧 취소하는 소동을 벌인 데 대해 『전쟁배상과 보상을 일본 정부가 책임지지 않으려는 기초를 마련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고 공격했다.
세번째는 군사대국 일본에 대한 경계다.
평양방송은 지난달 20일 일본 해상자위대의 거점이 동해라면서이는 공화국(북한)을 반대하는 재침흉계를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24일 방송에서는 일본이 이제 세계 제2의 군사대국이 돼 어떤 전쟁도 독자적으로 치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이종혁(李種革)亞太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달말께 일본을 방문하리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지난 7월 김용순(金容淳)亞太평화위원회 위원장이 일본 연립여당 초청으로 방일(訪日)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의 북한에 대한 쌀지원이 사죄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한 발언 때문에 그의 방일은 무기연기된 상태며 대신 이종혁이 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종혁이 일본에서 논의할 문제는 1차적으로는 최근의 수해에 대한 지원과 쌀 등 식량의 추가지원 문제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종혁은 수교교섭 재개 시기를 저울질할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이와관련,일본에 대한 비난 강화는 배상문제나 과거사 사죄문제등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두는 정지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한편 8월 한달간 계속된 북한의 대일(對日)비난은 일본과의 수교교섭을 통해 빈사상태에 빠진 경제를 회복시켜 보겠다는 북한의 의지도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金成進 本社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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