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집 한 채만 있고 저축 여력 없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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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중소기업에 다니는 40대 가장이다. 교육비 지출이 많아 저축은커녕 생활비가 부족할 때도 많다. 모아둔 목돈은 없고 교육자금은 앞으로 더 많이 들 텐데 걱정이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에 사는 김씨는 지난해 6000만원을 대출받아 105㎡(32평형) 아파트를 샀다. 현재 시세는 5억원 정도. 그러나 재산은 이게 다다. 청약부금이 400여만원 정도 있지만 이걸 제외하면 저축은 하나도 없다. 대출금을 빼면 순자산은 4억4000여만원. 실제로 월급 330만원은 생활·교육비로 255만원, 보험 50만원, 주택대출금 이자 상환 25만원을 쓰고 있어 저축 여력이 없다. 특히 교육비가 월 127만원이나 들어간다. 두 아들 가운데 작은애가 사립학교에 다니기 때문이다.

#초등생 교육비 줄여 대학 자금 마련을

김씨는 지난해까지 내 집 마련에만 전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가족 건강보험도 하나도 들지 않았고 자녀 대학 학비 마련에도 소홀히 했다. 이제부터 신경 써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 우선 아무리 어릴 적 교육이 중요하다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 교육비 지출이 너무 많다. 이 부분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김씨가 쓰는 총 교육비는 127만원이다. 다른 집의 경우 초등학생 한명의 평균 교육비는 25만원이다(통계청 추산). 두 명이면 50만원이란 얘기다. 차남이 사립학교에 다녀 돈이 많이 들어간다지만, 그래도 줄일 여지가 있다고 본다. 사립학교 등록금은 월 50만원이다. 그 외 꼭 필요한 비용을 감안해도 두 명 합쳐 102만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25만원 정도는 줄일 여지가 있다. 이를 두 자녀의 대학 학자금 마련을 위해 쓰자. 두 아이의 대학 학비는 1억3400만원으로 추산된다 (향후 교육비 상승률 연 5%로 가정). 초등학교 4학년인 장남은 6200만원, 1학년인 차남은 7200만원으로 계산된다. 이 돈을 만들려면 장남의 경우 연 수익률 8%짜리 금융상품에 매월 40만원씩 9년간 불입해야 가능하다. 차남 역시 똑같은 수익 상품에 매달 30만원씩 12년간 적립해야 한다. 연 수익률 8%짜리 금융상품으로는 현재 적립식 주식형 펀드밖에 없다. 그렇다면 해답은 교육비를 줄여 생기는 25만원을 국내의 우량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물론 위험 분산을 위해 국내 40%, 해외 60%의 비율로 투자하자. 해외 펀드의 경우 단기 변동성이 큰 나라에 투자하는 펀드보다는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안정적인 국가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해도 45만원이 부족(70만원-25만원)하다. 나중에 여윳돈이 생기면 추가하기 바란다.

# 최소한의 보장성 보험 가입은 필수

가족 모두 보장성 보험이 전혀 없는 건 문제다. 보험은 현재보다 미래의 안전판이다. 앞으로 건강상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온 가족이 보장받는 통합보험 형태의 보험 가입을 권한다. 통합보험이란 상해·질병·화재·자동차 등을 하나의 보험증권으로 통합 관리하는 상품이다. 가장인 김씨는 정기특약 형태의 사망보장(일반사망 5000만원)과 의료 실비를, 부인과 두 아들은 의료 실비 위주로 보험에 가입하면 월 15만원 정도의 보험료로 가족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

이 자금은 그동안 부어 온 청약부금 통장을 해약해 쓰면 되겠다. 청약부금은 민간이 공급하는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물량에 신청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청약예금과 더불어 많이 가입한 상품이었다. 그러나 최근 소형 주택 건설 물량이 줄어들면서 활용도가 매우 낮아졌다. 가령 은평뉴타운 1지구 분양에서 청약부금 가입자가 청약할 수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아파트 평수를 늘리기 위해 청약예금(전용면적 102~135㎡ 이하)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김씨네는 추가적인 주택 마련보다 보험 가입이 더 급해 보인다. 그래서 청약부금을 해지해 자산관리계좌(CMA)에 예치하고 보험료의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 필요한 노후 자금은 5억원

김씨 부부는 현재 붓고 있는 보험 외에 추가로 노후를 위해 저축할 여력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김씨가 60세까지 일을 하고 부부가 80세까지 살 경우 노후자금으로 5억원이 필요하다(연 수익률 8%, 물가상승률 3%). 월 생활비는 200만원씩 쓰는 것을 가정했다. 이 돈을 마련하려면 지금부터 매월 115만원씩 저축해야 한다. 김씨는 지금 노후저축으로 연금보험에 20만원, 변액유니버설에 30만원 등 모두 50만원을 넣고 있다. 미래 자금으로 월 65만원이 모자란다. 우선은 아이들 교육 때문에 신경을 못 쓰겠지만 나중에 소득이 늘어나면 노후 저축을 늘려야 한다.

이봉석 기자

■ 이번 주 자문단=김은미 한화증권 르네상스 부지점장,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자산관리전문 세무사, 강태규 리얼플랜 대표, 김동균 웰리치F&I 팀장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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