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문단 거장들이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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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해외 거장의 잇단 방한 소식이 들려온다. 이달 말부터 한 달간 20여 개 국에서 작가 80여 명이 한국 땅을 밟는다.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 한 달 새 모두 6개의 국제 출판·문학행사가 한국에서 열린다. 규모도 규모지만 방한 인사의 면면이 화려하다.

◇해외 거장의 한국 사랑=한국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해외 거장 셋이 잇따라 방한한다. 우선 200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 다음달 11일 입국해 3박4일간 머문다. IPA(국제출판협회) 서울총회 개막식 연설자로 초청됐지만 국내 일정은 한국 독자와의 만남에 초점이 맞춰졌다. 다음달 12, 13일 사인회 등이 준비됐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파무크의 작품이 가장 먼저 소개됐고, 또 가장 많이 팔린 나라다.

프랑스의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 르 클레지오도 다음달 IPA 서울총회 참석차 들어온다. 르 클레지오는 지난해 이화여대에서 강의를 맡았을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 이번이 여섯 번째 방문으로, 혼자서 여행할 수 있을 만큼 한국 사정에 밝다.

한국 독자가 유난히 아끼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달 25일 방한한다. 『개미』 『나무』 『파피용』 등 베르베르의 대표작은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높다. 26∼30일 한국 독자와 어울리는 여러 행사가 마련됐다.

◇중국의 대규모 상륙=앞으로 한 달 동안 50명이 넘는 중국 작가가 들어온다. 우선 다음달 1∼5일 열리는 제2회 한중작가회의에 시인·소설가 20명이 참석한다. 한중작가회의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개최됐고, 올해 2회 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당대 최고의 비평가가 불리는 천쓰허(陳思和) 푸단(復旦)대 교수, ‘몽롱파’ 시인 쑤팅, 산둥성(山東省) 작가협회 주석 장웨이 등이 황동규·정현종·김주영·성석제·공지영·문태준 등 한국 작가와 함께 ‘한류(韓流)/한류(漢流) 현상과 문학의 위상’이란 주제로 토론회 및 낭독회 등을 연다.

다음달 14∼18일 중국은 서울국제도서전에 주빈국 자격으로 대규모 방문단을 파견한다. 대부분이 출판 관계자지만 대중 저술가의 이름도 보인다. 『삼국지강의(品三國)』의 이중텐(易中天)과 『논어심득(論語心得)』의 위단(于丹)이다. 이 두 책은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젊은 작가, 젊은 만남=한국문학번역원이 2년마다 주최하는 젊은 작가 교류 행사 ‘서울, 젊은 작가들’이 다음달 18∼24일 서울에서 열린다. 20개 나라에서 1960년대 중반 이후 태생의 작가 20명이 날아온다. 이들은 축제기간 동안 권여선·김선우·정이현·김중혁·천운영 등 한국의 젊은 작가 20여 명과 함께 매일 저녁 행사를 벌인다.

눈여겨볼 작가는, 베스트셀러 『차가운 피부』의 스페인 작가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 소위 ‘소리로서의 시’ 운동을 펼치는 미국 시인 어니스 모쥬가니, 쿠바 작가 최초로 한국을 방문하는 테레사 카르데나스 등이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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