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동호인-내달2,3일韓.美연합"할리 데이비드슨"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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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오토바이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려는 사람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오토바이 투어링 동호인들은 특히 가을을 좋아한다.상큼하게 와닿는 바람을 가르며 호젓한 길을 여유롭게 달릴 수 있는 가을은오토바이 매니어들의 시즌중 시즌.바로 한동안 묵혀둔 오토바이를매만지며 새 길을 찾아 떠날 채비를 갖추는 계 절이다.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은 가을레이스의 서막을 열기위해 9월초순 오토바이 해변축제를 마련한다.9월2일과 3일 썰물처럼 행락객들이 빠져나간 충남태안몽산포 해수욕장에서 韓美 연합 할리 데이비드슨 축제가 열린다.
할리를 타는 국내 동호인들과 미군들이 한데 어울려 추억을 나누고 우의를 다진다.오토바이가 좋아 자연스럽게 모인 것이 올해로 5년째.오토바이 투어링 동호회 「모닝캄」회원들을 중심으로 전국각지에서 1백여명의 한국측 할리 매니어들이 자 신의 애기(愛機)를 앞세우고 참가한다.또 미국측은 스트리트 바이커.용산드래건스 등 클럽 회원과 그 가족 60여명이 참가할 예정.
헤리티지 소프테일.팻보이.울트라 클래식등 최신형부터 구형 모델에 이르기까지 1백여대가 집결,할리 오토바이로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
파도를 벗삼아 줄지어 모래밭을 달리는 오토바이들의 행렬은 영화의 한장면같은 장관을 연출한다.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거침없는 질주가 이들의 트레이드 마크.
『사업가.의사.연예인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에요.해변을 달리다 보면 모두들 한마음으로 통하지요.일상에 지쳐있다가도오토바이를 타면 싱싱하게 살아나는것 같아요.』 서울 할리 동호회 모닝캄 조병욱(40)회장은 오토바이질주에는 다른 레포츠와 비견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대형 오토바이를 타는만큼 회원들은 대부분 40세를 넘어섰다.
그들은 폭주(暴走)를 뛰어 넘어 자신만의 멋을 창출해 내는 사람들이다.여성 라이더도 10여명이나 참가하고 있으며 가족들이 승용차로 따라나서기도 한다.
한바탕 요란한 배기음이 파도소리에 잦아들고 나면 하나둘 모닥불 주위에 모여 밤이 깊도록 정담을 나누게 된다.
이번 축제 둘쨋날에는 오토바이를 이용한 다양한 게임도 펼쳐진다.스피드 레이스와 거북이 경주,깡통굴리기 등 10여가지 놀이가 열띤 응원전속에 펼쳐진다.해변 백사장에서 시속 1백30㎞가넘는 「숨막히는」스피드대결도 펼쳐진다.
또 육중한 할리(배기량 8백83㏄~1천3백40㏄)로 스피드를내는 것보다 더한 기량이 요구되는 「거북이경주」도 열리는데 레이스도중 연출되는 갖가지 묘기에 탄성과 폭소가 잇따라 터진다.
이 해변의 오토바이 이색축제는 서해 낙조가 붉게 질 때까지 계속된다.
千昌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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