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6초 대에 시속 10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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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인상의 라디에이터 그릴. 눈에 확 뜨이는 삼지창 엠블럼. 약간은 세단의 느낌이 전해지는 매끄러운 외관.

지난해 첫선을 보인 마세라티의 콰트로포르테 오토매틱이다. 마세라티는 독일의 포르셰에 비견되는 이탈리아의 정통 스포츠카 브랜드다. 콰트로포르테 시리즈는 2003년 처음 시장에 나왔다. 4개(콰트로)의 도어(포르테)라는 뜻이다. 마세라티의 그란투리스모는 2도어 쿠페다.

부드러운 이미지와 달리 시동을 켜자 장엄한 엔진음이 운전대를 통해 전해졌다. 출발선에 대기 중인 경주차가 숨을 고르는 듯한 엔진음 그대로였다. 액셀을 밟자 8기통 4244㏄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대 400마력의 힘을 입증이라도 하듯 거침없이 내달렸다.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7초가 안 걸렸다(제원표에 따르면 5.6초). 새롭게 장착된 유압식 6단 기어박스는 중저속에서도 힘의 구애를 받지않게 받쳐줬다.

1914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마세라티 가문의 다섯 형제가 경주용 자동차 제작 전문 회사를 설립해 26년부터 50년대까지 23개의 챔피언십과 32개의 F1 그랑프리 대회 등 각종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500여 차례 우승했던 전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와 별개로 정통 스포츠카에서는 느껴보기 힘든 안락한 승차감이 마세라티의 특징이었다. 스포츠카의 뛰어난 성능을 유지하면서 큰 약점으로 꼽히는 승차감을 개선하고, 트렁크를 넓혔다. 트렁크에는 골프백 2개가 충분히 들어간다고 마세라티 관계자는 설명했다. 마세라티 형제들이 4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회사를 인수한 오르시 가문이 경주용이 아닌 고급 세단 생산으로 눈을 돌린 전력 때문이란다. 마세라티는 이를 ‘럭셔리 스포츠 세단’이라고 표현했다.

마세라티는 전 세계 판매대수가 7000여 대에 불과하다. 그만큼 희소가치 측면에서 상품성이 높은 편이다. 게다가 나만의 마세라티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피치네 알피에리 마세라티(Officine Alfieri Maserati)’라고 불리는 주문 서비스 덕택이다. 매장에서 컴퓨터를 통해 고객이 직접 외장 및 내장, 가죽 재봉선, 바닥 매트, 그리고 차량 내부, 천장 색상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조합이 무려 400여 종에 이른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1억9900만원.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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