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한 계좌만 1만4000여 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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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특검이 17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막을 내렸다. 출범한 지 99일 만이다. 수사 기간으로 보면 ‘이용호 게이트’ 특검(105일)에 이어 역대 특검 중 둘째로 길었다.

삼성특검은 규모 면에선 역대 최대라고 평가할 만한 기록을 남겼다.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해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 소환조사를 받은 삼성의 전·현직 임원만 100여 명에 이른다. 참고인까지 합치면 특검에 소환돼 조사받은 인원은 200명이 넘는다.

압수수색도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특검팀은 삼성그룹 본관은 물론 이건희 회장 자택과 개인 집무실인 ‘승지원’까지 압수수색을 했다. 미술품 구입 의혹과 관련해 경기도 용인의 삼성문화재단 미술품 창고에서 1만여 점의 미술품을 압수하기도 했다.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 등 삼성그룹의 주요 금융계열사도 압수수색을 당했다. 특검팀은 차명 의심 계좌도 1만4000여 개나 추적했다. 그 결과 전·현직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 1199개를 찾아냈다. 삼성생명 주식 16%가 이 회장 소유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계좌 추적 숫자나 확인된 차명계좌 금액 모두 1993년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이후 최대 규모다.

특검팀의 외형도 역대 특검 중 최대 수준이었다. 조준웅 특검(사시 12회, 70년 합격)은 1월 4일 윤정석(사시 22회)·조대환(사시 23회)·제갈복성(사시 28회) 변호사를 특검보로 임명하고, 강찬우 부장검사(사시 28회)와 이원곤(사시 34회)·이주형(사시 40회) 검사를 검찰에서 파견받아 진용을 갖췄다. 수사 중간에 노영록(사시 24회)·김진태(사시 36회) 변호사가 특별수사관으로 투입됐다. 특검팀에 파견된 공무원은 40명, 특별수사관은 30명에 달한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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