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TV드라마 국내 첫선-SBS 내달부터 매주화요일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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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국내 방송가에 화제를 불러일으킨 대만 TV드라마 『판관 포청천』에 이어 이번엔 중국 본토 TV드라마가 안방극장에 선보인다. SBS-TV는 중국 국영 CC TV가 93년에 방송해 뜨거운 인기를 모은 『뉴욕의 북경인』(원제 北京人在紐約)을 9월5일부터 매주 화요일밤 11시50분에 방송키로 했다.
미국으로 이민 간 한 중국인 부부의 삶을 소재로 한 『뉴욕의북경인』은 중국 인기작가 차오구이린(曺桂林)의 동명소설을 드라마화한 것으로 93년 9월 중국에서 방송될 당시 북경의 청소년에서 중년층까지 폭넓은 인기를 누린 것으로 알려 졌다.
이 드라마는 특히 홍콩 액션영화나 대만 TV드라마,소수의 중국 영화만 접해본 국내 시청자들에게 최근 자본주의에 눈떠가는 중국인들이 미국에서 어떻게 적응해가고 있는지 그 실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의 중심 인물은 중국 북경의 첼리스트 왕치밍과 그의 아내 과오 앤.아메리칸 드림을 가슴에 안은 그들은 딸을 친구집에맡기고 새 삶을 찾아 뉴욕을 향해 떠난다.그러나 그들을 맞은 것은 뉴욕 빈민가의 싸구려 지하실 방과 언어장벽 .남편 치밍은첼리스트라는 전직을 집어던진 채 중국 식당에서 일하고 그의 아내 과오는 스웨터 공장에서 일한다.그러나 치밍은 식당일을 오래하지 못하고 그만두게 되고 아내와 사사건건 갈등을 빚은 끝에 결국 이혼한다.그후 사업가로 성공한 치밍.본국에서 데려온 딸은부모의 이혼에 충격을 받고 반항아로 성장하게 되는 한편,과오는재혼한 남편과도 헤어진 뒤 의학공부를 시작한다.
영화 『붉은 수수밭』『부용진』등으로 국내 시청자와 낯익은 장원(姜文)이 왕치밍으로 열연하며 인기 여자탤런트 왕지(王姬)가과오 앤역을 맡았다.
SBS는 이 드라마가 중국에서 인기를 얻을 당시부터 드라마 수입을 추진,지난해 들여왔으나 적절한 방송시간대를 찾지 못하다9월1일부터 방송시간이 1시간30분 늘어남에 따라 심야시간대(11시50분)에 방송키로 결정했다.
SBS 김우광 TV제작국장은 『극의 구성이 탄탄한 「뉴욕의 북경인」을 통해 중국 드라마의 높은 제작수준을 엿볼 수 있다』며 『프라임시간대가 아닌 심야시간대를 선택한 만큼 높은 시청률보다는 안목을 가진 시청자들의 관심을 기대하고 있 다』고 말했다.SBS의 다른 관계자는 『이 드라마는 국내 김수현씨의 주말드라마만큼 멜로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며 『중국인의 시각으로그린 자본주의의 명암이 주목을 끌만하다』고 덧붙였다.
李殷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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