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해외자본 유치 열올리는 泰.말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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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태국.말레이시아등 동남아국가들의 해외자본 유치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동남아국가중 외국자본 유치와 금융시장 개방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태국은 외국인의 자국금융시장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한편 내국인의 국제금융시장 접근을 용 이하게 하는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시장 개방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외환및 금융자유화에 관심을 증대시키고 있다.기업들의 외화표시 자금조달을 허용하는 한편 자국화폐인 바트의 국제화를 위해 무역거래때 바트 사용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 바트는 동남아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통화중 하나가 되고 있다.말레이시아 역시 최근 자국내의 1백% 외국인소유 펀드운용회사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나서는등 외국자본 유치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이와 같이 국내금융시장의 규제를 풀면서 외국인의접근을 유도하는데는 그들 나름대로 계산이 깔려있다.우선 무엇보다 경제개발과정에서 필요한 자본을 원활히 확보하려는데 일차적인목적이 있다.80년대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과정 에서 동남아국가들은 부족한 투자재원을 차관이나 외국인 직접투자유치등을 통해 조달해 왔으나 최근에는 외채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이들 지역에 대한 직접투자 열기도 점차 시들해지면서 자본조달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더욱이 향후 추진될 사회간 접자본 투자등 막대한 투자계획이 기다리고 있는 현실에서 부족한 투자재원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국제자금의 적극 유치 방법을 택하게 된 것이다.
이들 국가가 적극적으로 자국 금융시장의 문을 열면서 외국인들에게 손짓하는 또다른 이유는 자국 금융시장을 향후 동남아 금융의 중심지로 키우려는 원대한 목표에서 찾을 수 있다.홍콩을 중국에 반환하는 시기인 1997년이 다가옴에 따라 이들 국가는 자국내에 동남아시아의 금융거점을 확보해 제2의 홍콩을 건설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태국은 홍콩으로부터 이탈하는 자금을 끌어들여 자국 금융시장을 홍콩과 싱가포르에 필적하는 국제금융센터로 발전시키겠다는 공공연한 의 사를 나타내고 있고,말레이시아 역시 이미 발빠르게 자국내의 조그만 섬 라부안을 제2의홍콩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이 지역에 세계 유수의 금융기업들을 유치해왔다.
이들 국가의 개방사례는 자본자유화계획의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당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에 쫓겨 빠른 기간안에 개방일정을 완료하겠다는 수동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개방을 추진하기보다는 우리 금융시장 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능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하겠다.한 예로 국내의 특정 거점을 선정해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키우는 전략은 우리도 연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三星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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