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담배도 마약"이란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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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담배가 마침내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의해 중독성 마약으로규정됐다.담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제공이고 촉구다.이에 따라클린턴 美대통령은 18세이하에 대한 담배판매 불법화,자판기설치금지,담배진열 제한등 강력한 청소년 흡연억제 대책을 발표했다.
이같은 미국의 움직임에 대조적인 것이 우리의 담배에 대한 인식이고 정책이다.마약에는 펄쩍 뛰는 사람도 담배에 대해선 관대하기 짝이 없다.정부부터도 담뱃갑에 경고문은 써넣으면서도 스스로가 담배를 독점 제조.판매하는 이율배반적인 행정 을 하고 있다.이러니 흡연억제책도 형식적이고 미미한 것일 수밖에 없다.흡연금지지역은 극히 일부에 한정돼 있고 자판기판매도,진열도 자유롭다. 청소년에 대한 흡연억제책도 교사에 의한 단속이 고작이어서 청소년 흡연인구는 세계 추세와는 달리 남녀 구별없이 오히려증가추세다.이제는 도시와 농촌을 가릴 것 없이 청소년 흡연이 보편화돼 있고,흡연 연령도 갈수록 낮아져 심지어 국민 학생들 사이에서도 흡연이 번져가는 상태에 있다.
이런 환경이니 국내에서 사양산업이 된 외국 담배회사들은 갖가지 덤핑수법으로 한국시장을 점유하려 기를 쓰고 있다.더구나 미국정부는 자국내에선 흡연억제책을 쓰면서 우리에겐 주권까지 침해하는 갖가지 통상압력책을 동원해 담배수출에 혈안이 돼 있다.
FDA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정부부터 담배에 대한 인식과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우선 우리 정부도 니코틴을 중독성마약으로 규정해야 한다.니코틴을 중독성 마약으로 규정한다면 담배를 적어도 국가가 제조.판매할 수는 없을 것이 다.또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이나 담배판매 방법.광고등 판촉활동에 지금처럼 관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아직 중독되지 않은 청소년들에 대한 대책이다.담배가 중독성 마약이라 하지만 판매금지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그러나 정책에 따라서「미래의 흡연」만은 억제할 수있으며,또 그래야 한다.우리 정부도 미국과 같은 포괄적인 청소년흡연억제책을 서둘러 담배와의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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