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업계 뭉쳤다 … “원자재 공동구매로 단가 5 ~10% 낮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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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원자재 수입가 급등으로 제조업계뿐만 아니라 수입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입단가 인상으로 매출이 주는 데다 그나마 수입 물량 확보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급기야 수입업계가 힘을 모아 수입 단가를 낮춰보려는 시도가 시작됐다. 1만3000여 회원을 둔 한국수입업협회(KOIMA·코이마)가 올 3분기 중 원·부자재를 직접 수입, 국내에 공급하는 회사 코이마홀딩스(가칭)를 설립하기로 한 것. 김완희(트리코상사 대표) 수입업협회장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출은 좋고 수입은 나쁜 것이라는 일부 왜곡된 인식 탓에 결과적으로 비싸게 원자재를 도입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수입업계 구매사절단을 이끌고 13일 미국 등지를 방문한다.

-협회가 직접 수입에 나서는 셈인데.

“원자재값이 크게 오르면서 작은 회사가 물건을 달라고 찾아가면 만나주지도 않는 일이 잦아졌다. 요즘 원자재 시장은 현금 장사라 돈을 미리 줘야하는데 자본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공신력과 자본력·교섭력이 큰 협회가 나서 개별 회원사들이 하기 힘든 일을 해 주겠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자기 회사에서 필요한 물량만 취급하지만 코이마홀딩스는 국내 전체의 수급 상황을 봐가며 물건을 조달하고 공급할 수 있다. 수입에선 제때 합리적인 값으로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 구매 협상력에 따라 단가 차이가 크다. 그런데 이런 분야는 연구가 열심히 되지 않는다.”

-수입 단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나.

“업체들이 개별 수입하던 걸 협회가 대량 구매해 거래비용을 낮추면 5~10%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기대한다. 공동구매를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 올해 전체 수입 물량 4000억 달러 가운데 곡물과 광물이 1000억 달러에 달한다. 단순 계산상으로 이를 10%만 싸게 사와도 엄청나게 절감하는 거다.”

-수입업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이 있는데.

“수출 지상주의 시대에 수입은 어렵게 수출해 번 돈을 까먹는 일이란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식품이나 양담배 같은 순수 소비재는 전체 수입의 10% 안팎에 불과하다. 대부분 원자재·기자재다. 또 이 중 60%는 가공해 수출한다. 수입이 수출경쟁력에 직결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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