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도쿄대 세계 톱10 만들기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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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일본 집권 자민당과 명문 대학들이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민당은 도쿄(東京)대학의 ‘대학 랭킹 올리기 프로젝트’에 나섰다. 도쿄대의 순위를 세계 10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자민당은 이를 위해 당 산하 국가전략본부 내에 ‘대학 순위 올리기 팀’을 신설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9일 보도했다.

교토(京都)대도 적극적인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이 학교는 8일부터 강의 동영상을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다. 국내외 우수 학생과 연구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학교 홍보가 목적이다.

◇대학 순위 끌어올리기=자민당은 우선 세계 각국에서 유능한 인재를 일본으로 불러모으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도쿄대가 세계 대학 순위에서 미국의 명문대에 크게 밀리고 있는 것은 외국인 교원과 해외 유학생 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자민당은 도쿄대가 영국의 더 타임스(2007년), 미국의 뉴스위크(2006년), 중국의 상하이 교통대학(2007년) 등이 발표한 ‘세계 대학 랭킹’에서 단 한 번도 10위권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 조사에서는 도쿄대가 경쟁 모델로 설정하고 있는 미국의 하버드대가 빠짐없이 1위를 차지했다.

도쿄대의 경우 뉴스위크 조사에서 16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 순위였다. 더 타임스 조사에서는 17위, 상하이 교통대가 발표한 순위는 20위였다.

자민당은 더 타임스의 경우 ①각국 학자의 평가 ②교원 1인당 논문인용 수 ③학생과 교원의 비율 ④기업 채용 담당자의 평가 ⑤외국인 교원 비율 ⑥해외 유학생 수 등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도쿄대는 ①~④의 경우 100점 만점에 고루 90점 이상을 받았으나 해외 유학생 수와 외국인 교원의 비율은 각각 25점과 44점에 그쳤다.

자민당은 결국 도쿄대의 ‘랭킹’을 올리기 위해서는 유학생과 외국인교원 비율을 올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도쿄대와 와세다·게이오·교토대 등 일본의 명문대들은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장학금 지급을 확충키로 하는 등 올해부터 다양한 유치 강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강의 내용 유튜브 공개=교토대는 2005년부터 ‘웹사이트 교재 공개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유튜브에는 그동안 준비해 온 강의 영상 199개를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일반인은 무료로 교토대의 강의를 열람할 수 있다. 강의 동영상은 시간 제한을 받지 않고 장시간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의학부의 장기이식 과정을 담은 수업내용과 지진 관련 시뮬레이션(모의 실험) 동영상,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 박사의 업적을 교토대 교수가 설명하는 영상도 공개하고 있다.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일본의 최대 통신사업자 NTT 도모코의 휴대전화를 이용해서도 동영상을 볼 수 있다.

교토대 학술정보 미디어센터 도사 나오코(土佐常子) 교수는 “학문은 공유함으로써 가치가 있다”며 “수업 동영상을 지속적으로 늘려 열린 지식을 추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투브를 운영하고 있는 구글은 메이지(明治)학원대학 등 다른 일본 대학들에도 이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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