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참의원선거가 남긴뜻-총리不信 "衆議院해산 언제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23일 참의원선거를 통해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총리정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이 확인됨으로써 앞으로 일본정국은 중의원 해산시기에 초점이 맞춰지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사회당은 「사회당의 지정석」이라고 일컬어져 오던 지바(千葉).니가타(新潟).오카야마(岡山)등에서까지 신진당에 의석을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다.자민당은 자민당대로 통합야당신진당에 비례구와 지역구 양쪽 모두에서 득표율이 뒤진 선거결과에 충격을 받고 있다.신당(新黨)사키가케는 연립정권을 탈퇴할 것인지,아니면 현재처럼 연립정권의 「접착제」역할에 안주할지 선택을 강요받기에 이르렀다.
연립여당의 침통한 분위기와는 반대로 신진당은 의욕에 넘쳐 중의원 조기해산을 당론으로 채택할 기세다.
참의원 선거에서 신진당 후보가 1등으로 당선한 선거구를 중의원선거에 그대로 대입할 경우 3백개의 중의원 선거구중 1백1개가 당장 신진당에 돌아온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에 지금의 분위기를 총선거로 몰고 가자는 주장이다.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 신진당 대표간사는『언제든 선거를 치러도 좋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일본헌법상 중의원 해산은 중의원이 내각불신임을 결의한 뒤 내각이 중의원을 해산하는 절차를 밟든가,아니면 총리의 결단으로 중의원을 해산하는 두 가지 방법 뿐이다.따라서 연립여당이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는 현실상 중의원 해산 은 무라야마총리의 결단에 달려 있다.
그러나 무라야마 총리가 아무리 정권을 놓지 않으려고 애써도 국민여론이 용납하지 않는다면 결국 「헤쳐 모여」 할 수밖에 없다.이번 참패로 무라야마 총리의 사회당은 93년 중의원선거,지난4월 지방선거에 이어 연달아 세번 패배한 셈이 됐다.때문에 『3연패한 정당의 당수가 무슨 염치로 권력정상에 그대로 눌러 앉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연립여당은 23,24일 잇따라 3당 당수회담을 갖고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합의했다.다음달 4일 임시국회를 열어 통합야당의 높아진 목소리를 연립여당이 다수인 원내에서 일단 소화해낸 뒤 대폭개각을 통해 민심을 누그러뜨려 정권 수명을 연장하려는 계산이다.현체제를 최소한 내년 4월 예산안 성립 때까지는 끌고가자는 것이 현 여당 지도부의 계획이다.
그러나 9월말 총재선거를 앞둔 자민당의 사정은 간단치 않다.
연립정권 체제를 그대로 끌고가면서 총재선거에서 재선됨 으로써 차기 총리가 되려는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총재에게 선거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재계에서도 대안(對案)은 중의원해산.총선거밖에 없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각 신문 사설도 조기해산.총선을 촉구하고 있다.일본처럼 여론이 정치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는 나라에서 체면이 꺾인 여당이 소수당의 「허수아비」총리를 내 세워 버티는데는 한계가 있다.따라서 앞으로의 최대 관심은 중의원이 언제 해산돼 선거를 치르느냐에 쏠려 있다.
결국 일본 여야정당은 소선거구제로 치러질 첫 선거인 차기총선을 향해 공천자 확정,조직다지기 작업을 서두를 수밖에 없게 됐다.각 정당내에서도 중의원 해산시기를 두고 치열한 물밑다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東京=盧在賢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