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티베트 대응 강온 양면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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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정부가 티베트(시짱·西藏) 사태에 대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들고 나섰다. 중국의 티베트 지배정책에 반하는 움직임에 대해선 가차 없이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티베트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돈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티베트 망명 정부의 깃발을 내걸었다는 이유로 체코 체육계 대표단의 중국 방문을 전격 취소한 사실이 6일 밝혀졌다. 체코 교육부는 최근 온드레즈 리스쿠 장관 주도로 최근 ‘티베트의 날’을 지정하고 프라하의 체육부 청사에 티베트 망명정부 깃발(설산 사자기)을 내걸었다. 만년설이 쌓인 산, 두 마리의 사자, 태양 문양이 그려진 이 깃발은 1959년 달라이 라마가 인도에 망명 정부를 출범시키면서 티베트 독립의 상징물이 됐다.

리스쿠 장관은 “중국이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계기로 인권을 보호하고 종교와 언론 자유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티베트 시위를 진압했다”며 중국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체코 프라하 주재 중국 대사관은 “체코 정부가 티베트 망명 정부의 깃발을 내걸어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뜻을 드러냈다”며 “중국은 이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체코 대표단의) 중국 방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쓰촨(四川) 가르제 티베트 자치구역에서 시위가 다시 발생한 직후인 5일 “5억7000만 위안(약 740억원)의 정부 예산을 들여 시짱 자치구의 문화유적 22곳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겠다”고 발표했다.‘조캉 사원’으로 불리는 다자오쓰(大昭寺) 등 티베트인들이 신성시하는 불교 사찰이 집중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같은 지원은 티베트인들의 반중(反中) 정서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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