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회사 사회공헌은 술 절제 운동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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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김종우(50·사진) 디아지오코리아 사장은 8개월 동안 사장 명함을 자신있게 내밀지 못했다. 지난해 3월 이 회사 사장으로 부임했지만 2006년 발생한 무자료 거래 사건이 뒤늦게 문제가 되면서 취임 석 달 만에 영업정지라는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스코틀랜드 본사에선 인원 구조조정 이야기도 나왔지만 김 사장은 반론을 폈다. 자진 퇴사한 경우를 빼고 350명의 한국지사 직원을 한 사람도 내보내지 않았다. 오히려 서비스 교육과 사회봉사 활동을 강화하며 면허 되찾을 날을 기다렸다. 그는 지난달 ‘술잔은 천천히, 술자리는 빨리’라는 절주(節酒) 캠페인을 앞세우며 면허 회복과 영업 재개를 알렸다. 디아지오코리아는 2002년 7월 세계 최대의 위스키 업체인 영국 디아지오 그룹의 100% 지분으로 한국에 설립됐다. 조니워커·윈저 등을 판다.

-8개월 만에 면허가 회복됐는데.

“내 부임 전의 일이지만 나는 물론이고 직원들에게도 책임을 회피하지 말자고 했다. 주류회사로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책임이란.

“애주가들로 인해 얻는 이익을 일부 사회에 되돌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쉬는 영업맨들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런 정신으로 더욱 무장할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녹음 도서를 제작하는 전용 스튜디오를 국내 처음으로 설치했다. 직원 모두가 참여하는 봉사단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건전한 음주문화를 유도하는 데 노력하겠다.”

-면허정지로 인한 손실이 컸을 텐데.

“수석무역이 수입과 영업을 대신했다. 하지만 국내 위스키 시장점유율이 38.5%였는데 35.6%로 떨어졌다. 점유율 1% 늘리는 데 마케팅 비용이 100억원 정도 든다.”

-위스키 시장 쟁탈전이 치열하다.

“위조 방지 기술을 적용한 ‘윈저 체커’로 승부를 걸겠다. 위조가 판치는 시장을 정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국내 위스키 시장점유율을 2011년까지 50%까지 올리는 게 목표다. 또 국산 브랜드인 윈저를 아시아 대표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 지역을 공략하겠다.”

-판매하는 술 종류를 다양화하나.

“국민소득이 늘수록 찾는 술의 종류도 다양해진다. 위스키로 명성을 얻었지만 좋은 보드카와 와인을 엄선해 들여오겠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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