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社 챌린지賞수상 전영순씨-7순에 해외名山 오른 여장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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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금남(禁男)의 동호회로 유명한 「스마일 산악회」(02(995)9616).
회원 4백명 모두가 주부들로 이루어진 이 산악회는 요즘 회원들만 모이면 「미스全」을 화제로 얘기꽃을 피운다.
스마일산악회의 오랜 호프였던 미스全이 드디어 매스컴의 각광을받는 스타가 됐기 때문이다.
올해 76세인 전영순(全英順)할머니가 바로 그 화제의 주인공.全할머니에게는 늘 미스라는 애칭이 따라붙는다.산을 오를때 30대보다 더 빨리 산을 탈만큼 몸이 탄탄하고 생각이 신세대 못지않게 싱그러워 주위에서 미스란 별명을 붙인 것.
「미스全」은 최근 中央日報社가 주는 챌린지상 본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스마일산악회의 스타가 됐다.
고령과 여성이라는 한계에도 아랑곳없이 불굴의 투지로 국내외 고산들을 잇따라 등정한 공로가 인정됐다.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全할머니는 KBS.MBC.SBS등 방송사의 출연요청이 쇄도해 적지않은 유명세를 겪어야 했다.
강원도 영월 출신인 全할머니가 등산에 입문한 것은 19년전.
건축업을 하던 남편이 고혈압으로 숨진뒤 全할머니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친구의 권유로 스마일산악회에 가입한 것이 등산과 인연을 맺게 됐다.당시 2남3녀의 자식들은 대부분 장성해 집안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한두번 산을 다녀온 全할 머니는 점차등산의 매력에 사로잡히게 됐다.
『아마 산이 없었더라면 남편이 떠난 빈 공간이 견디기 힘들었을 거예요.그러나 회원들과 땀흘려 산을 오르고 난뒤 가슴을 펴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조그만 일에 울고웃는 세상사가 하찮게 보이더군요.게다가 몸도 가뿐해져 모처럼 살맛도 났고 요.』 국내산을 대부분 섭렵하자 새로운 욕심이 용솟음쳤다.자녀들의 거센 만류를 뿌리치고 해외원정에 나섰다.69세이던 88년 대만 옥산(3,995m)과 일본 북알프스(3,192m)를 잇따라 오른뒤90년 말레이시아 키나발루(4,101m),91 년에는 백두산에올랐다. 92년에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5,985m)를 허영호(許永浩.42)씨와 함께 등반,기염을 토했다.이어 93년에는 북해도 대설산을 올랐고 지난 5월에는 한국산악회와 같이 파키스탄 낭가파르바트(4,100m)를 올랐다.
해외원정때 들어가는 비용은 자녀들이 조금씩 모아 보태주고 있다.全할머니는 요즘도 매주 세번씩 산을 찾는다.
화요일은 우이동,목요일은 도봉산,토요일은 청량산을 주로 찾는다. 『나는 누구에게나 등산할 것을 권하고 있어요.산에는 삶의지혜와 건강이 담겨 있지요.』 全할머니는 산이 없는 인생은 생각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계속 해외원정을 나갈 것이라고 의욕을보였다. 河智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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