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스 못지않은 경제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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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중국 경제가 지난해의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파동에 버금가는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원자바오(溫家寶)중국 총리가 경고했다. 과잉투자.인플레이션.에너지 부족 등이 溫총리가 지목한 이유다.

사실상 중국 경제의 사령탑인 溫총리는 지난 14일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국회) 2차 회의 폐막 직후 기자회견에서 "중국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들과 불균형이 근본적으로 치유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들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溫총리는 "현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중국 경제의 후퇴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중국 최고 경제책임자의 경고는 지난해 9.1%의 고성장을 이룩한 중국 경제에 올 들어 철강.자동차 등 일부 산업에서 이상 과열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데 따라 나온 것이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고정 설비투자 증가율이 27%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일부 지역에서 쌀값이 폭등해 식량 부족 현상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溫총리의 위기 의식에도 불구하고 베이징(北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일반 기업 사이에 경기 과열 여부를 두고 상황 인식차가 크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적했다.

국제적인 원자재난을 촉발하고 있는 철강.시멘트.알루미늄과 부동산 부문에 대해 투자를 줄이라는 정부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와 기업들은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물가 상승 압력은 계속 커지고 있다.

한편 이번 전인대에서 중국은 사상 최초로 헌법에 "공민의 합법적인 사유재산은 침범받지 않는다"는 사유재산 보호조항을 삽입했다. 사유재산권이 일반적인 민사상 권리에서 헌법상 권리로 격상됨에 따라 중국의 시장개혁이 더욱 가속화되게 된 것이다.

전인대는 또 ▶도농 간 빈부격차 축소▶서부 대개발과 동북 3성 개발▶올해 성장률을 7%로 낮추는 등 경제 안정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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