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黨 주춤거리는 배경-여론逆風에 창당 減速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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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DJ(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신당이 발진단계에서 다소 주춤거리는모습이다.
신당의 박지원(朴智元)의원은 당초 17일 창당기획단을 발족시키겠다고 밝혔다.
朴의원은 그러나 17일 金이사장이 주재한 회의 직후 『2~3일후 기획단이 발족될 것』이라고 말해 한걸음 후퇴한 모습을 보였다. 金이사장도 이날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의 회의에 앞서『오다가 과속으로 중앙선을 침범한 차가 사고를 내는 것을 봤다』며 창당이 늦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경제속도에서 (차량은)기름을 가장 적게 먹는다.신당도 마찬가지』라고 좀더 구체적으로 부연했다.
신당 추진파가 이날 밝힌 창당일정은 일단 18일 金이사장이 정계복귀 기자회견을 한 다음 19,20일께 창당주비(籌備)위원회를 띄우고 이 밑에 기획단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발기인을 선정하며 7월말 안에 발기인대회,조직책 잠정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발기인은 현역의원,지구당위원장,문화.체육계등 각계대표등 3백명 규모로 잡고 있다.
이후 8월중순께 정식으로 창당준비위를 발족시키고 8월말이나 9월초께 창당대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朴의원은 밝혔다.
신당 추진파의 이같은 계획은 지난주까지『광복 50주년인 8.
15를 즈음해 중앙당을 창당한다』고 말해오던 것보다 2~3주 늦춰진 것.감속(減速)배경에 대해 관계자들은『신당에 참여할 인사들을 최대화하기 위해』라고 말하고 있다.
즉 공식 창당을 늦춤으로써 당권 레이스 국면에 접어든 잔류 민주당이 자중지란(自中之亂)을 일으킬 경우 잔류 민주당을 접수할 기회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오히려 창당의 탄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내면적으로는 여론의 비판 강도가 여전한 점,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에서 시신이 대거 발견되고 있는 점도 상당히 의식하고 있는표정이다.
신당 추진파는 어쨌든 처음부터 힘에 부치게 그림을 크게 그리지 않는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같다.
지구당도 무리하게 늘리지 않고 1백여개 안팎만 만들어 중앙당을 창당할 계획이라고 한다.
관계자는『나머지는 쓸만한 사람이 나타나면 하나둘씩 창당하면 된다』고 밝혔다.
전국구 의원의 잔류문제,지도부 구성,당명등도 이날 대강의 윤곽이 드러났다.
전국구 의원들은 일단 민주당적을 지닌채 정기국회에 임하기로 했다. 박지원.김옥두(金玉斗).남궁진(南宮鎭)의원등 직계 3인만 창당전 의원직 사퇴와 함께 탈당할 방침이다.
잔류 민주당에 자파 또는 親동교동계를 많이 남겨놓아야 제2의와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동교동계의 정치 대리인인 권노갑(權魯甲.목포)부총재가 이날 윤곽을 그려보였다.
그는 1호 탈당성명을 통해『새 당에서 새 인물들이 큰 역할을하도록 길을 열어주기 위해 신당 지도부를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동교동계의 기득권 포기선언이다.
나아가 김상현(金相賢.서울서대문갑)고문등 모든 민주당 탈당파에게 기득권을 포기하란 말일 수도 있다.아직 명확하진 않다.
한편에서는 부총재 3~4인의 효율적 지도부를 역설하고 있다.
종합하면「의외의 인물이 포함되는,단출한 지도부」쪽으로 결심을굳힌 인상이다.
당명에 대해 朴의원은 언론에 보도된 「통일민주연합」을 부인했다. 현재 확인된 것은 黨이란 말을 넣지 않으며 21세기와 통일에 대비하는 이름을 갖게 될 것이란 점등이다.
당명에 외국어를 넣는 것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다.「21세기 정책연대」「비전 2010연대」등이 거명된다.
〈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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