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회대정부질문초점>與 선제공격 野 방어 진풍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4일 열린 내무위는 이번 국회상임위의 하이라이트로 예정돼 있었다.우선 주제가 삼풍백화점붕괴라는 건국이래 최대참사였다.
그리고 민주당 조순(趙淳)시장이 처음으로 출석하는 실험무대였다.당연히 진지하고 비장한 말들이 오고 갈만 했다.
그러나 실상은 삼풍주변의 분위기처럼 혼란스러웠다.야당시장의 기를 처음부터 꺾어놓으려는 민자당의 집요한 선제공격,趙시장을 감싸려는 민주당의 거친 반격,오고가는 고함과 삿대질….여기에다서울시의 부실(不實)보고가 휘발유가 되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趙시장은『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논란의 불씨는 예상대로「실종자 문제」였다.서울시가 보고서를 내면서 1쪽의 인명피해에 실종자수를 넣지 않은 것이다.보고서는 이를 6쪽에 밀어놓았다.여당이 이를 놓칠리 없었다.
권해옥(權海玉).변정일(邊精一).남평우(南平祐).박희부(朴熙富).김형오(金炯旿)의원등은 포문을 열었다.『제일 중요한 실종자수를 1쪽에 넣지 않고 6쪽으로 돌린 저의가 뭐냐』『어떻게 하룻밤사이에 실종이 2백명에서 4백명으로 불어나느 냐』고 趙시장을 거세게 몰아세웠다.
김의재(金義在)서울시기획관리실장은『죄송하다』를 거듭하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趙시장은 굳은 얼굴로 묵묵히 앉아있었다.
야당의원들은 여당의 추궁을 막느라 애썼다.입장이 완전히 거꾸로 된 것이다.
박실(朴實).장영달(張永達).김옥두(金玉斗).정균환(鄭均桓)의원등은「상식적인 의사진행」을 요구했다.따지는 것은 나중에 질의시간에 하자는 것이었다.
민주당측 간사인 鄭의원은『지금 현장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다.빨리 대책을 논의하자』고 분위기 진정을 유도했다.張의원은『국회가 지난 선거의 감정풀이가 되고 있다.이런 유치한 꼴을 국민에게 보이지 말자』고 했다.
그러자 박희부의원이 발끈했다.고성과 반말이 오갔다.권해옥-김옥두 사이의 설전은 싸움직전까지 갔다.
김형오의원은 화살을 趙시장에게 돌렸다.그는『시장이 보고서를 직접 보았는가.실종자수가 인명피해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은 누구의 결정인가』라고 추궁했다.
趙시장은 처음에는『봤지만 자세히 검토하지 못했다』정도로 답변했다.그러나 곧 물러서야 했다.그는『지적이 옳다.솔직히 몰랐다.죄송하다.변명하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이 논란에 앞서 박희부의원은『시장이 직접 보고해야 한다』고 태클을 걸었다.야당은『상식대로 하자』고 맞섰다.朴의원은 혼잣말을 했다.『옛날에는 자기들도(장관직접보고를)주장하고서는….』 고함속에서 김기배(金杞培)위원장은『비극적 사고에 대한 보고를 듣는 자리라는 점을 감안해 의원들께서는 품위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그러나 이미 회의는「삼풍정치판」이 되어가고 있었다.
〈金 璡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