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생각하는우리교육>방학학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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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번 주말부터 각급 학교의 여름방학이 시작된다.아이들은 답답한 교실에서 해방된다는 기대로 들떠 있지만 어머니들은 방학중 아이들과 씨름해야 할 일로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방학은 학생들이 학교교육에서 떠먹이는 지식의 섭취라는 한계를벗어나 자율적인 탐구와 사회경험,문화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최근 조금씩 학교교육의 분위기가 바뀌며 방학과제에 대한 개념역시 바뀌고 있다.아이들의 자율성.창의성을 최대한 기를 수 있는 현장 관찰이나 경험 위주 학습으로 바뀐다는 것이다.동.식물관찰,환경문제,신문만들기,자원봉사등 학생들의 방학중 학습을 다양하고 생기있게 학생중심.생활중심으로 옮기려는 이런 변화들은 매우 환영할만하다.
그러나 이렇게 방학학습의 의미가 바뀌고 있어도 우리 사회는 이를 뒷받침해줄 사회교육시설이 부족하다.여름방학중 몇몇 단체에서 제공하는 과학탐구나 스포츠 중심의 여름캠프 프로그램등이 확산되기는 하지만 2~3일 정도의 활동에 그친다.회 비 역시 서민들에게는 적은 액수도 아니다.그러다보면 아이들의 알찬 방학을기대하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결국 학원에 의존하기 십상이다.변화하는 학습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편리하게 사용할수있는 공공도서관.과학관.박물관.공원 등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각종 사회교육시설과 프로그램자원들이 필요하다.
선진국들은 풍부한 자료수집과 관찰을 할 수 있는 수준높은 과학관.자연박물관.동물원등 사회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더 중요한것은 반드시 이런 곳에는 학생들에게 협조하는 친절한 안내자가 있다는 것이다.대부분의 경우 이들은 자격을 갖춘 자원봉사자들이다. 교육열이 일등국임을 자타가 인정하는 우리의 사회교육시설,특히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각종 시설이 빈약한 것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껴야 마땅하다.서울지역의 총21개 국.공립 도서관중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은 남산도서관등 두곳 뿐이다.동물 원이나 자연사박물관.과학관의 수준도 학생들의 학습자원이 되기에는 시설의 보완과 보다 전문적인 인력,교육프로그램의 운영이 아쉽다.앞으로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도서관을 비롯,제반 사회교육시설의 확보는 지방자치단체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과제의 하나가 되어야한다. 姜陽遠〈本社교육전문기자.哲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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