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해리 우政局 돌파 골몰-구속강행 양국관계 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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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정부가 인권운동가인 중국계 미국인 해리 우를 간첩혐의로 구속함에 따라 美-中관계가 최근들어 미묘하게 전개되고 있다.
양국관계는 특히 현안에 대한 양국의 해석 차이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미국은 對중국정책을 기본적으로「개입」(engagement)에두고 있는 반면 중국은 미국의 최근 對중국정책을 냉전시대 對소련정책이었던「봉쇄」(containment)전략의 부활로 보고 있다. 빌 클린턴 정부는 지난 93년 미국 대외정책의 골격을 「개입」과「확대」(enlargement)두가지로 설정,이를 최대한 적용하고 있다.
개입전략은 냉전시대처럼 주요상대국을 포위 또는 격리를 통한 적대관계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고 중요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적극개입해 제반문제를 미국과 연계시킨다는 것.
클린턴정부는 소말리아나 보스니아사태 등에서 개입전략의 후퇴를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이 전략은 대외정책의 기본방향이되고 있다.
확대전략은 국제문제에서 무역.인권.민주주의.자유를 확대하도록최대한 노력한다는 것으로 이는 개입전략에 바탕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국제무역자유화나 미국의 대외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무역장벽 해소,공산국가나 독재국가의 민주화를 위해 이같은 확대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 우 사건을 둘러싸고 처음부터 중국과 직접 대화를통해 해결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미국은 이번 사건을 전후해 중국측에서 미국의 對중국포위 전략에 대한 경계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단호하게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윈스턴 로드 美국무부 東亞太담당차관보는 미국의 對중국전략은 결코 포위나 고립화가 아니며 개입 또는 연계에 있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최근 對중국외교가 미국의 의지와 무관하게 중국고립화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간주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최근의 美-中관계 악화는▲인권▲중국의 핵기술 對이란 이전▲죄수의 값싼 불법노동을 통한 비정상적 무역관행▲미사일수출등 현안들이 주원인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측은 미국이▲지난 93년 베이징(北京)의 2000년 올림픽 개최 반대▲92년 대만에 전투기판매 강행▲장쩌민(江澤民)-클린턴 양국정상회담 기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반대▲남사(南沙.스프래틀리)군도 개입 경고▲베 트남과 수교추진▲리덩후이(李登輝)대만총통의 방미 허용등은 중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기도를 반영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우 사건은 이처럼 양국이 외교문제에서 근본적 시각차이를 보이면서 마찰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발생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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