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 검찰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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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로비커넥션의 전모를 파악하는 결정적 열쇠를 쥔 이준(李준)회장은 검찰조사에서 시종일관 묵비권행사에 가까운 수준으로 입을 다물어 검.경의 속을 태우고 있다.
李회장은 로비부분에 대해 『나는 기억력 하나만 믿고 살아온 사람이라 일체의 장부를 남기지 않고 모든 사항을 지시했다』며 『작년에 풍을 맞아 3개월여 치료를 받고 나니 그 좋던 기억이흐릿해졌다』고 발뺌.
李회장은 그러나 『언제 누구에게 얼마를 줬는지는 몰라도 주긴줬다』고 말해 구체적 물증 확보에 애태우는 수사진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검찰은 6일과 7일 이틀동안 실시한 삼풍건설및 李회장 부자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삼풍측의 로비활동을 규명할 열쇠인 비자금(비資金)장부는 물론 구체적인 경리장부 확보에 실패하자 허탈한 모습.
수사본부 관계자는 『자료없이 뇌물수사를 하다 보니 참고인이나피의자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
○…실무공무원들에 대한 삼풍측 로비를 담당했던 이광만(李光萬)씨는 93년 불법 용도변경이 서초구청 주택과 정경수(鄭慶壽.
40)씨에게 적발돼 고발조치되는 바람에 李회장의 불신임을 받기시작했다는 후문.
결국 수십년간의 「총애와 충성」관계가 하루아침에 어긋나버린 이들은 검.경수사에서 李회장은 『모든 것을 李씨가 했고 나는 사후승인만 해줬다』고 진술한 반면,李씨는 『굵직굵직한 사안은 李회장이 다 했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
〈金鎭沅.李相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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