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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60% 이상 득표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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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4일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무난히 재선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 상황=투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극동 캄차카 반도에서 최서단 칼리닌그라드주(州)에 걸친 러시아 전역 9만5천개 투표소에서 치러졌다. 러시아의 동쪽과 서쪽의 시차가 10시간이라 투표시간은 모두 22시간이다. 전체 유권자 수는 1억900만명이다.

전국의 투표장 주변에는 체첸 분리주의자들의 테러 등에 대비, 경찰 30여만명이 배치됐다. 그러나 투표가 진행 중이던 체첸공화국 서부 순제스크지구의 투표소 두 곳에서 폭발이 발생, 한때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 오전(모스크바 현지시간)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하지만 공식 결과는 25일께 발표된다.

◇투표 결과 예상=이번 대선에는 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55), 민족주의 성향의 무소속 후보 세르게이 글라지예프(43), 자유주의 성향의 일본계 여성 정치인 이리나 하카마다(48) 등 모두 6명이 후보로 나섰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최소 60% 이상의 높은 득표율로 무난히 당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거법에 따르면 과반수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당선되며 1차 투표에서 당선자가 없을 경우 1, 2위를 한 후보가 경쟁하는 2차 결선투표를 실시, 다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확정한다. 알렉산드르 베쉬냐코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50%를 넘어 유효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말했다.

◇푸틴 2기 전망=푸틴은 지난 4년간 소련체제 붕괴 이후 10여년 동안 계속돼온 국가 혼란에 종지부를 찍고 정치적 안정과 경제발전을 위한 기초를 다지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밀어붙인 개혁정책이 성과를 거둔 결과다.

전문가들은 푸틴이 2기 집권 이후 더욱 강력한 개혁정책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미 대선에 앞서 전격적으로 단행한 내각 개편과 정부기구 축소 등을 통해 개혁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푸틴은 앞으로 경제구조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석유 등 에너지 자원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성장구조에서 탈피, 산업 전반의 생산력을 증대시켜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낙후한 금융제도와 국영 에너지 기업들의 독과점 구조에 대한 수술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분야에서 푸틴은 그동안 추진해온 실리정책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 테러리즘과의 전쟁 등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의 협력을 지속하는 한편 나토와 유럽연합(EU) 확장에 따른 러시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등과의 공조도 강화할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북한에 대한 에너지 자원 판매 등을 노린 적극적 실리외교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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