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두 도시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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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공인(公人)으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그럼에도 선거에서 재선돼 공직에 복귀했다.유권자의 80%이상을 점하는 흑인들의 우상적 존재이기 때문이다.연방정부나 예산의 칼자루를 쥔 의회의 눈밖에 난지 오래다.
파산상태의 워싱턴시는 그의 재선이후 갈수록 구제 불능의 처지로 가라앉고 있다.대화 상대로 그를 기피하기 때문이다.피해는 수도 워싱턴과 그를 뽑아준 시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6.27 지방선거후 서울을 비롯해 많은 도지사와 시장들이 중앙정부의 눈밖에 났다.지역할거에 중앙의 보복이 맞대결을 펼친다면 지방자치는 더 큰 비극의 시작일 뿐이다.16년간 파리시장을역임한 자크 시라크는 꾸준한 정치적 화합을 통해 프랑스의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드골주의적 독소를 누그러뜨리고,시민편에 서서 불도저의 정력으로「파리의 봄」을 꽃피웠다.
보다 나은 사회의 비전과 그리스도적 부활을 믿는 한 등장인물이 승리감속에 처형대에서 죽음을 맞는 것으로『두 도시 이야기』는 끝난다.지역간 대결의식을「단두대」에 묻고 자기희생과 사랑으로 우리의 정치가「부활」할 날은 과연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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