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사망자 신원확인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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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 대한 발굴작업이 3일부터 본격화 하면서지하에 매몰된 사망자가 인양될 경우 신원확인이 가능한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압사한경우 얼굴.몸체등 외형이 온전할 수 없고 이미 부패했을 가능성도 많아 시체를 발굴하더라도 신원파악이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3일 저녁까지 발견된 시체는 모두 1백6구로 이중 신원을 알수 없는 세구를 제외하곤 모두 유족들에게 인도됐다.
나머지 세구도 얼굴을 식별할 수 있으나 가족들이 나타나지 않아 검찰은 현재 십지문(十指紋)감식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육안상 신원확인이 어려운 시체에 대해선 일차적으로 지문을 감식,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붕괴초기 한동안 계속된 화재로 시체가 훼손됐거나 부패한 경우엔 지문감식법은 별 소용이 없다.이처럼 육안으로 식별이어려운 때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으로 「슈퍼임포즈감식법」과 「유전자 분석법」등 두가지가 있다.
슈퍼임포즈감식법은 84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해 도입된 대표적인 유골감정법으로 발굴한 시체의 두개골을 촬영해 생존시의 사진과 겹쳐놓고 비교하는 방법이다.두개의 필름을 겹쳐놓은 상태에서 눈.코.입.치아등의 위치와 턱뼈의 굴곡형태등 을 비교해 본인 여부를 판별하게 된다.
88년12월 경기도화성군에서 백골 상태로 발견된 10대 소녀의 신원과 91년 홍수로 밀려난 경기도내 공원묘지의 유골 수십개의 임자를 밝히는데 활용됐다.
그러나 이 방법 역시 두개골이 없을 경우엔 신원확인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압사등 보존상태가 최악인 상황에선 유전자 분석법이 이용되며 같은 부모에서 태어난 형제들의 경우 유전형질을 결정하는 DNA 구조가 동일하다는 원리에 따른 것이다.
골세포내 핵 DNA나 미토콘드리아 DNA를 추출해 10만~1억배 크기로 증폭시켜 형제들의 DNA와 비교해 신원을 확인하게된다. 85년 영국에서 최초로 개발돼 87년 미국 플로리다州에서 처음 법정 증거로 채택된 이 방법은 지난 3월 영생교도 암매장 사건수사때 진가를 발휘했다.검찰은 당시 용인군 야산에서 11년전 암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유골을 발견,유골의 주 인공이영생교의 배교자처단팀에 의해 살해된 前영생교도 蘇문종씨임을 밝혀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매몰시점이 그리 오래지 않은 만큼 시체를 인양하기만 하면 대부분 신원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李相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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