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자랑>가수 신효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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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가수 신효범(愼孝範.30)씨를 만나는 사람은 두번쯤 놀란다.
얼굴이 TV를 통해 본 것보다 훨씬 예뻐서 한번 놀라고,군살이하나도 없는 늘씬한 체격(1m70㎝.55㎏)에 다시 한번 놀란다. 『큰 키에 어깨까지 넓어서 우람한 이미지로 비쳐질 때가 많아요.그래서 무대에서는 되도록 긴 치마나 원피스로 드레시한 분위기를 내지요.』 「음악을 떡 주무르듯 하는 대중적인 재즈가수」가 10년후의 자화상이라는 그의 멋은 지엽적인 것을 과감히버릴 줄 아는 대범함인 듯하다.
자잘한 디자인보다는 실루엣을 중시하며,반지니 귀걸이니 액세서리는 전혀 몸에 걸치지 않는다.구두는 그저 편안하면 된다.「가수가 안 되었으면 청바지 한벌로 사철을 지냈을 것」이라고 서슴없이 말할 정도.
따라서 그의 멋내기는 철저히 무대위에서만 이루어진다.그 기준은「깔끔하게 연출한 캐주얼」이다.좀 점잖은 디자인같으면 배꼽을살짝 내보인다거나,꽉 달라붙는 상의에 풍성한 하의를 매치시킨다거나 하는 식이다.가수의 의상은 한줄기 파격이 없으면 재미없다는게 그의 지론.
그의 이런 계산뒤에는 파리에서 의상디자인을 공부한 코디네이터이시연(李始衍.30)씨가 있다.愼씨의 무대의상은 대부분 李씨가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것인데「코디네이터에게 전적으로 맡겨버리는 다른 가수들과 달리 자기 견해가 분명해 ■ 께 일하기가 재미있다」고.
빌려다 입는 브랜드는 압구정동「미라지오」가 유일하다.삼베나 모시로 만든 큼직한 가운을 만들곤 하는데 선이 굵은 愼씨와 잘어울린다.
『한동안 블랙&화이트의 모노톤을 즐겨 입었습니다.이번에 내놓은 앨범에는 경쾌한 댄스곡이 많아 핑크색등을 좀 써보려고 해요.』 진짜 멋이란 한 우물을 판 사람의 깊이만큼이 아니냐는 그의 반문이 노래만큼이나 싱그럽다.
〈李德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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