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빅쇼" 이난영 삼남매 특선무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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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목포의 눈물』로 나라 잃은 조선인의 시름을 달래주었던 명가수 이난영의 자녀들로 구성된 혼성트리오 『수 앤드 김브라더스』가 국내 TV에 출연한다.
KBS-1TV 『빅쇼』는 다음달 8일 오후7시 50년대후반 미국 가요시장에 진출,라스베이거스를 본거지로 활동중인 이난영의딸 김숙자(미국명 SUE),아들 영일과 태성 삼남매의 특선무대를 마련한다.
가요팬들에게 『수 앤드 김브라더스』는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한국인 최초로 빌보드차트 상위권에 진입한 『김시스터스』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다.58년 미국으로 건너간 숙자씨등 김시스터스 세자매는 독특한 화음과 화려한 율동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올드팝.재즈.라틴음악등 다양한 음악을 구사한 이들은 발표음반마다 2~3곡씩 한국어로 취입하는 등 고국에 대한 향수를 음악으로 표현하기도 했다.영일.태성등 삼형제도 3년후 누이들을 따라 도미해 김브라더스란 이름으로 함께 무대에 섰다 .87년 김시스터스의 애자씨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삼남매는 수 앤 브라더스를 결성해 지금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그러나 이들의 화려한 음악경력에 비해 가족사는 불행의 연속이었다.
부친은 『역마차』『연락선은 떠난다』등을 남긴 작곡가 김해송씨.김씨는 50년 미국공연을 준비하던중 6.25가 일어나 납북됐다.생활고에 쫓겨 어릴적부터 미8군무대에 서야 했던 이들 자매는 어머니 이난영으로부터 회초리를 맞아가며 음악수 업을 쌓았다. 이난영은 자녀들을 이국땅으로 떠나보낸 뒤 동거중이던 남인수의 요절로 충격을 받았고 악단 운영에 실패를 거듭하다 성공한 자녀들과 재회도 못한 채 65년 49세의 나이로 쓸쓸히 숨졌다. 이번 국내무대에서 삼남매는 『찰리 브라운』『김치 깍두기』등자신들의 히트곡과 함께 어머니의 명작 『목포의 눈물』,부친의 납북장면과 일치하는 내용의 『단장의 미아리 고개』를 부른다.
또 세계 최고의 고음역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달인의 경지에 올랐다는 찬사를 받는 영일씨의 소프라노 색소폰연주도 감상할 수있다.녹화는 다음달 1일 오후7시 KBS공개홀.
芮榮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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