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금 등 가격 연계해 수익 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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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가격이 연일 급등하면서 광물펀드나 곡물펀드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들 원자재펀드는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관련 상품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와 관련된 기업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이다. 관련 상품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는 원자재가격이 급등할 경우 상승분을 고스란히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원자재가격이 급락하면 하락분이 고스란히 손실로 연결된다는 단점도 있다. 특히 원자재는 가격변동성이 높아 주식투자보다 위험한 경우가 많다.

관련 기업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대상자산을 원자재 관련 기업으로만 한정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며, 원자재가격의 상승분을 반영하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수익률도 기존의 인덱스펀드(종합주가지수에 따라 투자하는 펀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상품을 골라야 할까? 직접투자형 펀드에 가입하자니 위험해 보이고, 간접투자형 펀드에 가입하자니 지금처럼 증시가 안좋은 상황에서 혹시나 원금손실을 볼까봐 걱정이 된다. 이럴 때 유용한 것이 파생결합증권(DLS)이다.

DLS란 실물자산(원유, 금, 옥수수 등), 통화(환율), 이자율 등과 연계되어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즉 앞서 말한 직접 투자 펀드처럼 대상자산에 직접투자하는 것인데, 다만 금융공학(선물/옵션/채권)을 이용하여 원금을 보장하거나 손실을 최소화시킨 상품이다.

DLS는 원금보장형과 비보장형이 있는데, 대상자산의 변동성이 높은 만큼 주로 원금보장형이 출시되는 상황이다. 원금보장형 DLS의 최대 장점은 대상자산이 급락하여도 원금이 보장된다는 것이고, 또 가입일 이후 0.1%만 오른다 하더라도 연 10% 이상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그럼 곡물을 대상자산으로 하는 원금보장형 DLS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 DLS는 다시 상환형태에 따라 만기상환형과 조기상환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대두와 밀, 옥수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상환형 DLS(1년 만기)의 경우를 예로 들면, 만기 시에 바스켓 수익률(기초자산인 대두, 밀, 옥수수의 각각의 수익률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이 0% 미만인 경우 원금을 지급하며, 0% 이상 20% 미만일 경우에는 원금의 15%를 수익으로 지급한다. 다만 바스켓 수익률이 20% 이상인 경우에는 바스켓 수익률의 65%에 해당하는 수익을 받게 된다.

조기상환형 DLS는 6개월마다 수익률 평가를 통해 조기상환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만기까지 자금이 묶이는 것을 방지하고자 나온 상품이다. 역시 원금보장형이므로 바스켓 수익률(기초자산인 대두, 밀, 옥수수의 각각의 수익률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이 0% 미만인 경우에도 원금보장이 되며, 조기상환 조건 충족 시에 바로 연 12%의 수익이 확정 지급된다.

조기상환 조건은 평가일에 수익률이 0% 이상이기만 하면 된다. 물론 조기상환되지 않고 만기에 도달했을 경우에도 만기일 바스켓 수익률이 0%이상이라면 연 12%의 수익률이 실현된다. (참고로 연 12%의 수익률이기 때문에 6개월만에 상환될 경우 수익은 6%가 된다.)

물론 DLS의 단점도 존재한다. 첫째 바스켓 수익률의 함정이다. 예를 들어 대두와 옥수수의 가격은 30% 올랐지만 밀의 가격이 5% 하락한 경우에는, 바스켓 수익률(가장 낮은 수익률 기준)이 -5%가 되어 결국 원금 이상의 수익을 얻기 힘들게 된다. 즉 각각의 곡물에 직접 투자했다면 수익률이 20%가 넘지만 DLS를 이용하면 수익률은 제로인 것이다.

둘째, 최대 수익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곡물가격이 현재보다 100% 오를 경우, 받을 수 있는 수익은 원금의 100%가 아니라 65%~85%(상품에 따라 다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수익률이 매우 높을 경우 이처럼 다소 손해를 보는 이유는 원금보장을 위해 채권/선물/옵션을 이용하여 헤지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금을 보장받으면서 연 10% 이상의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상품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DLS의 매력은 충분하다 생각된다.

이승재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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