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혼다 어코드 3.5, VCM 기술 연료비 절감 돋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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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혼다의 대표모델은 단연 어코드와 CR-V다. 그중 어코드는 미국서 도둑이 좋아하는 차로도 유명하다. 어코드는 구성이 좋고 잔고장이 적다는 점 때문에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그런 어코드가 사이즈를 늘려 외관을 키우고 넓은 공간도 확보했으니 이목을 끄는 것은 당연한 일. 새 모델은 엔진 배기량도 늘려 성능까지 한껏 끌어올렸다. 어코드 3.5를 만나봤다.

볼륨감이 더해지면서 외관은 대형 세단 부럽지 않을 만큼 당당해졌다. 물론 기존 어코드의 스포티한 느낌도 그대로 살렸다.

간결하게 정돈된 실내가 돋보인다. 화려함은 없지만 필요한 장비는 모두 갖췄다. 단순한 계기판은 좀 심심한 느낌이지만 눈에 잘 들어온다. 센터페시아는 콤팩트카 시빅과 같은 느낌으로 마무리했다. 조작하긴 좋지만 버튼이 너무 커 산만해 보이기도 한다. 뒷좌석이 크게 넓어진 것 역시 이번 모델의 자랑이다. 휠베이스가 60㎜ 늘어났다는 점이 실감난다. 덕분에 웬만한 대형 세단 부럽지 않은 넉넉한 실내공간이 부각된다.

주행 성능을 점검해 봤다. 3.5 모델은 최고출력이 275마력에 달하는 만큼 힘에서 아쉬움은 없다. 하지만 최근 동급 배기량의 엔진들이 저마다 300마력 부근의 출력을 보이는 것을 감안할 때 효율이 뛰어나다 보기는 어렵다.

반면 신기술을 통한 연료비 절감은 돋보이는 부분이다. VCM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정속주행 시 6기통을 모두 구동시키지 않고 3기통 혹은 4기통만 가동해 연비를 줄여 준다. 주행 중에는 계기판에 표시되는 초록색의 ‘에코(ECO)’마크를 통해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엔진의 힘은 5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노면으로 전달된다. 5단 변속기를 사용하는 만큼 상급 모델인 레전드처럼 기어비가 늘어나 가속력이 조금 쇠퇴한 점은 아쉽다. 변속기의 반응은 무난하다. 변속쇼크도 크지 않다.

서스펜션은 기본 성능과 승차감 사이에서 타협한 느낌이다. 유럽차보다는 부드럽고 국산 경쟁 차종인 그랜저와 SM7보다는 단단하다. 급한 코너링에서는 조금 아쉽지만 시내 주행 및 고속도로 주행 시 아쉬움은 없다.

어코드는 구성이 좋아졌지만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편의장비 및 옵션을 보강한 뒤 가격을 대폭 인상하는 국산차 메이커들이 본받아야 할 내용이다.

(본 시승기는 오토조인스(auto.joins.com)에서 동영상으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오토조인스=김기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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