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중시하는 스위스 호텔대학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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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 05면

스위스는 유럽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자연환경이 뛰어나 레저산업이 발달한 데다 중립국가라는 이점 덕분에 많은 회의와 컨벤션을 유치하고 있다. 호텔경영대학들도 명성이 높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립 로잔 호텔대학은 ‘호텔 사관학교’로 불린다.

3곳 이상 호텔서 인턴 80개국에서 유학생 몰려

로리엇 재단이 소유한 글리옹과 레로셰는 설립 40년을 넘었다. 지난해 6월 세계 275명의 호텔 관련 업계 인사 담당자가 뽑은 세계 3대 호텔에 글리옹이 1위, 로잔이 2위, 레로셰가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스위스 호텔학교의 선호도는 미국 학교에 뒤처진다. 프랑스어로 교육하기 때문이다. 레로셰만이 30년 동안 영어 전용 수업을 하고 있을 뿐 글리옹은 1980년대 들어 영어 수업을 시작했으나 그 비율이 75% 선에 그치고 있다.

글리옹에는 80여 개국에서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으며 유럽(44%), 아시아(34%), 북남미(20%) 등 출신 지역이 다양하다. 아시아에서는 90%가 중국인이다. 한국인은 아시아 출신 학생 가운데 4%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

스위스 호텔대학은 실습에 무게를 둔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론에 중점을 두는 코넬이나 라스베이거스대학(UNLV) 등 미국의 호텔대학 재학생은 대학 직영 호텔에서 인턴 생활을 하는 것이 전부다.

이에 반해 글리옹은 50개국의 호텔과 자매결연을 하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이 3개 이상의 호텔에서 인턴을 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졸업생은 곧바로 현업에서 일할 능력을 갖추고 있어 해마다 11월이 되면 졸업 예정 학생을 인터뷰하기 위해 포 시즌즈, 하얏트, 리츠 칼튼 등 세계적 호텔 체인의 인사 담당자가 대학을 찾는다.

국내 대학도 스위스 호텔경영대학(SHMS)과 교류하고 있다. 경희대 호텔관광대학은 6년 전부터 SHMS에 해마다 10명 내외의 교환학생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교환학생으로 이 학교를 다닌 경희대 4학년 강혜지(22ㆍ여)씨는 1년 체류 기간 중 6개월을 미국 플로리다의 디즈니월드 음식료 파트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강씨는 “인턴을 하면서 생긴 자신감을 바탕으로 동남아 국가의 특급 호텔에 취업하는 것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신홍철 교수는 “국내 호텔산업이 침체를 겪다 보니 외국에서 인턴십을 끝내고, 곧바로 취업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며 “경희대에서도 한 해 3~4명이 해외 호텔에 취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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