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서로 대화를 나눈다-日 와세다大 연구팀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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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상당수의 식물학자들은 동물은 고등생물이고 식물은 하등생물이라는 식의 분류방식에 거부감을 나타낸다. 이유는 식물도 그 나름대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고도의 생활양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과 비교해 식물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롭게 이동할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식물은 동물과 달리 의사소통도 못하고 고립적인 생활을 한다고 믿고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과 달리 나무들도 이웃간에 서로 얘기(?)를하며 산다는 이색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과학전문잡지 뉴사이언티스트 최근호는 일본 와세다(早稻田)大의 미와 요시유키박사팀이 나무들도 일종의 생체전기(生體電氣)를 이용해 근처의 다른 나무와 의사소통하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전하고 있다.
생체전기란 모든 생물에 거의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아주 미미한전류로 미와박사는 병원에서 사람 가슴에 전극을 부착해 심전도(心電圖)검사를 하듯 나무줄기에 전극을 꽂고 이들 나무의 전위(電位)변화를 면밀히 살폈다.그 결과 하루중 바이 오리듬의 변화가 똑같은 수개의 나무群이 발견됐다.미와박사는 시즈오카(靜岡)縣과 니가타(新潟)縣의 숲에서 이같은 실험을 실시했는데,바이오리듬의 일치는 서로 다른 수종(樹種)에서도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또 오늘은 같은 바이오리듬을 보였다가도 내일은 또 다른나무들과 바이오리듬을 일치시키는 등 나무들의 이웃사귀기(?)는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미와박사는 『식물들의 의사소통은 뿌리를 통해 이뤄지는데,예컨대 서로 뿌리가 얽히지 않도록 하거나주변 환경변화 즉 양분이나 수분의 변화를 일러주기 위한 수단일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기존 학자들은 『우연의 일치』『비슷한 환경에 놓이다 보니 바이오리듬도 비슷한 것』이라며 미와박사의 연구결과를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미와박사는 그같은 단정은 너무 성급한 것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그는 『같은 바이오리듬을 보이는 나무들중 하나를 뽑아낼 때 주변의 나무들이 동료(?)를 잃고 어떤 변화를 보인다면 이는 나무들이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며 곧이같은 실험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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