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울시장 여성후보-金玉仙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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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빅」과「스몰」의 기준이 도대체 뭡니까.언론이 빅3라고 세사람만 뽑아놓고 시민들에게 그 중 한 명을 고르라고 강요하는 그런 횡포가 어디 있습니까.』 유명한 남장차림에 짧은 머리를 말끔하게 갈라 빗은 모습의 김옥선(金玉仙.61)후보는 빅3에 치우친 언론보도,특히 자신을「스몰」로 분류하는데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냈다.여성으로는 보기드문 지역구 3선(7,9,12대)의원을 지낸 그 로서는「작은」정치인으로 불리는데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 당연한 일.
9대때 유신독재에 정면으로 맞서는 발언때문에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했던「김옥선 파동」,12대때 신민당 지도부에 반발해 독자적으로 국회부의장에 출마했던「부의장 선출파동」등 의정사에서 그가 주연급으로 등장한 굵직한 사건은 꽤 여럿이다.
그러나 金후보는 김옥선파동이후 10년간의 정치공백끝에 보란듯이 원내에 복귀,저력을 과시했던 12대총선과 달리 92년 13대 총선과 14대 대선에서 차례로 패배,한동안 교회활동에 몰두하면서 중앙정치무대와 멀어져 있었다.
金후보는 뒤늦게 발표된 그의 서울시장출마를「출마중독증」쯤으로보는 시선에 대해『발표가 늦은 것은 야당을 오래 하면서 물밑작업에 익숙해진 탓』이라며『작년부터 뜻을 굳히고 10개월 남짓 참모들과 출마준비를 해왔다』고 반박했다.
대선때처럼 분홍색을 상징으로,「믿을 수 있는 시장! 희망이 있는 서울!」을 슬로건으로 내건 金후보의 역점사업은 『성수대교붕괴나 아현동 가스폭발 사건으로 불안해 하는 서울시민의 안전을책임지는 것』.『정치권의 남녀차별은 일반사회와 는 비교도 되지않는다』고 말하는 만큼 여성정책에도 주력하겠다는 입장.당선되면부시장 한 명은 여성을 임명할 계획이다.복지문제에서도 20대초반부터 6.25전쟁 미망인과 자녀를 돌보는 모자원을 운영해온 경험이 있는만큼 자신이 있다고 장담한다.
『사회사업을 하면서 얻은 수많은 자식들이 내 영원한 지지세력』이라고 말하는 金후보는 미혼.일제 때 학병에 끌려가 소식이 없는 오빠 대신 아들노릇을 하면서 입기 시작한 남장은 이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덕분에 남녀친■들에게서 넥 타이 선물을 즐겨 받는다고.『나는 요즘 유행하는 유니섹스의 40년전 선구자』라며 화통한 웃음을 짓는다.
〈李后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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