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거래가뭄 年中최저치 또 경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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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주식시장이 근년에 보기 드문 거래가뭄 사태를 맞았다.평일 거래량이 지난 16일부터 2천만주를 밑돌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거래가 상대적으로 붐빈다는 주말 반장(半場)에서도 1천만주 아래로 떨어졌다.
20일 주식거래량은 9백71만주로 93년9월18일(9백32만주)이후 주말기준으로 1년8개월만에 1천만주 아래로 수위가 낮아졌다.증시안정기금을 기다리느라 투자자들의 길어진 목이 관망분위기를 더욱 확산시킨 결과다.
거래가 신통찮으니 주가도 맥을 쓰지 못했다.조그만 매물에도 주가는 쉽게 밀려 한때 종합주가지수 8백7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지수영향력이 큰 블루칩에 일부기관들이 매수주문을 내면서 근근히 8백70선을 지켰다.
지수상으로는 종합주가지수가 전일보다 0.33포인트가 내리는 약보합에 머물며 875.68을 기록했지만 연중최저치 경신이란 기록을 추가했고,내용상으로도 하락종목이 상승종목의 1.8배를 넘는등 약세기조를 면치 못했다.
신용융자 만기가 임박한 중소형 개별종목과 재무구조 취약기업의내림폭이 컸다.동국무역 그룹주는 장중내내 하한가를 벗어나지 못했고,청산.부흥.유성등의 내림폭도 컸다.이와관련,한 시장관계자는『신용만기 정리매물 이외에도 펀드매니저가 바뀐 일부기관에서 포트 폴리오를 새로 짜는 과정에서 쏟아진 매물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증안기금의 매수대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중주는 혼조세가계속됐으나 은행.증권주의 거래비중은 줄어든 반면 건설주는 거래비중이 늘어나는 매기 순환양상을 보였다.
대중주의 움직임을 구경만 하던 삼성전자.현대자동차.포철.LG전자.이동통신등 블루칩과 블루칩 우선주도 소폭으로 반등했다.증안기금의 매수대상으로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재무구조 취약기업에 대한 기피현상,한동안의 주가조정에 따른 자연스런 반등이란 해석도 나왔다.
〈許政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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