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선비촌 “동남아를 모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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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선비촌이 지난달 29일부터 3월 2일까지 2008 싱가포르 국제관광전에 참가, 현지인을 모델로 한 전통 혼례를 시연하고 있다. [영주시 제공]

 지난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2008 싱가포르 국제 관광전. 경북에서 유일하게 참가한 영주 선비촌이 전통 혼례를 연출하자 관광객이 부스로 하나 둘 모여들었다.

혼례는 현지인이 모델이 돼 퇴계 이황 선생이 적은 절차대로 진행됐다. 통역은 혼례 절차와 의미를 설명했다. 신랑 신부가 맞절을 하는 모습 등을 보며 관광객은 신기해 했다.

“한복이 너무 아름답다” “결혼식이 아주 멋있다” 등 감탄사를 연발하며 셔터를 눌러대는 관광객도 많았다. 식이 끝나자 관광객은 신랑 신부에게 악수를 청하거나 함께 사진을 찍으며 좋아했다. 하루 2회 계획됐던 혼례식은 6회씩 총 18회 시연됐다. 이 자리서 선비촌과 계약한 싱가포르 씨티씨여행사는 1000명의 관광 신청을 받았다. 신청자는 모두 계약금까지 냈다.

영주지역 고택 등을 재현한 기와와 초가 12채로 2004년 문을 연 선비촌이 동남아 한류 체험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해마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관광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선비촌은 앞서 지난 1월 씨티씨여행사와 연계된 국내 성광여행사와 동남아 여행객 4000명 유치 계약을 했다. 이미 5000명 유치에 성공하면서 올해 목표 6000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선비촌에는 2005년 수백명, 2006년 1500명의 외국 관광객이 다녀갔다. 5000명은 지난해 선비촌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2100명의 두 배가 넘는 인원이다.

이들은 한국 관광 일정의 하나로 오는 3월 중순부터 연중 30~40명씩 선비촌에서 1박2일간 한류 체험을 한다. 1박2일에 1인당 5만원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비촌이 동남아 관광객의 인기를 끄는 것은 한 자리서 한류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

선비촌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떡메치기▶청사초롱 들고 별 보며 마실 가기▶전통혼례▶윷놀이 등 민속놀이▶박물관 견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저잣거리에서는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해 놓았다.

2인1실, 4인1실 등을 갖춰 한꺼번에 1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선비촌은 신식 화장실과 샤워실까지 갖춰 관광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단체숙박 손님을 받기 어려운 안동 하회마을과 차별화돼 있는 것이다.

선비촌 서수용(48) 소장은 “2006년부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선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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