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스탁’ 원년멤버 30년만에 뭉쳐 한국서 ‘반전 평화 축제’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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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960년대 말 미국 샌프란시스코 항구. 월남전 참전 병사들을 환송하러 나온 여자들이 모두 머리에 꽃을 꽂았다. 남편과 가족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의미였다. 존 바에즈 등 포크 가수들은 이를 보고 ‘플라워 파워’(Flower Power)라는 단체를 구성, 반전과 평화를 노래했다. 이는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원류가 됐다.

70년대 전세계 포크 음악을 풍미했던 우드스탁 원년 멤버들이 30여 년 만에 서울에서 한데 뭉친다. 5월 4, 5일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플라워 파워 피스 페스티벌’(강원도·강원민방 공동 주최)에서다.

‘빈센트’의 돈 맥클린,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주디 콜린스, ‘새디스트 씽’의 멜라니 사프카 등 라인업이 화려하다. 린다 론스타트·제니스 이안·브라더스 포·도노반·닥터 훅·크리스탈 게일도 나온다. 반전·평화 운동과 관련은 없지만 ‘세일링’의 로드 스튜어트,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도 출연한다.

행사를 주최한 한상룡 강원민방 문화사업단장은 “휴전 협정 55주년과 건국 60주년, 한국 포크음악 4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포크록의 거장 닐 영, 밥 딜런도 막바지 교섭 중이다. 현재로서는 닐 영이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 12명의 가수 중 멜라니 사프카를 제외하고는 모두 첫 내한이다.

페스티벌은 2006년 방한했던 멜라니 사프카가 비무장지대(DMZ)를 둘러보고서 “마지막 분단국인 한국에 ‘플라워 파워’를 초청해 공연하는 게 어떨까”라고 공연기획사에 제안한 것이 단초가 됐다. 서번트미디어 김남윤 대표는 “현재 ‘플라워 파워’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가수가 많아, 70년대 활동했던 친숙한 포크 가수를 초청했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우드스탁 페스티벌=1969년 8월 ‘음악과 평화’를 모토로 미국 뉴욕주의 베셀에서 열린 대규모 록 페스티벌. 사흘 동안 45만 명의 젊은이가 몰려들었다. 인종차별·베트남전 등에 억눌렸던 당시 미국 청춘들이 자유와 평화를 부르짖었다. ‘미국을 바꿔놓은 기폭제’ ‘성과 마약의 축제’라는 상반된 평가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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