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이여자가 사는법" 우정과 미움 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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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인기와 비난의 화살을 동시에 받았던 SBS-TV 주말 연속극『이 여자가 사는법』(서영명 극본.김재순 연출)이 13일 종영한다. 며느리 친구와 결혼하는 시아버지,등장인물들의 푼수같은 캐릭터 등으로 저질시비에 휘말렸던 불명예를 씻으려는 듯 2시간짜리(8시50분부터 10시50분까지)최종회는 전체적으로 화해의분위기를 풍긴다.
그렇다고 세 여고동창생들이 드러내 놓고 『화해하자』는 식의 미지근하고 타협적인(?)장면을 늘어놓진 않는다.
순애(이효춘),우정(박정수),신자(한혜숙)는 자존심 강한 여자들답게 교묘하고 은밀한 방식으로 상대방의 삶을 인정하는 길을모색한다.
따라서 최종회는 이제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행간의 의미를 음미해야 할 것같다.
출산이 임박해 파리에서 돌아온 신자는 과거의 앙금을 지워버릴마음의 자세가 돼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짐짓 놀란다.
순애는 배가 남산만 해진 신자를 대하며 그녀에 대한 서운함 이전에 같은 여자로서 관심과 연민을 갖게 된다.
출산의 고통에 대한 여성의 숙명적인 짐 앞에서 세 여자는 미움과 이기심의 벽이 대단치 않은 것임을 알게 된다.
담담한 뉘우침이 있은 후 세 여성이 다시 제 갈 길을 가는 것으로 드라마는 대미를 장식한다.
『이 여자가 사는 법』은 신세대 풍조 베끼기에 급급한 요즘 드라마들의 흐름에서 탈피,세 중년여성의 심리에 초점을 맞췄다는점에서 일단 기억될 만한 드라마로 남는다.
어눌하고 뒤뚱대는 이효춘의 캐릭터연기는 말이 많긴 했지만 화제의 대상이었고 이 드라마로 주목받게 된 중년탤런트 박정수는 다음 연기가 기대된다.
SBS-TV는 20일부터 같은 시간에 새주말 연속극 『옥이이모』(김운경 극본.성준기 연출)를 방송한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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