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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크의프랑스>上.시라크 대통령이 걸어온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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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자크 시라크 대통령 당선자가 삼수(三修)의 한(恨)을 풀고 마침내 대권(大權)을 거머쥐기까지는 화려한 정치경력만큼이나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총리.하원의원.파리시장.제1당 당수등 정치가로서 모든 과정을섭렵하면서도 대권의 문턱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74년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당시 후보와 대권주자 경합을 벌이다 총리직을 맡는 조건으로 중도에 물러났으며,81년에는 지스카르 데스탱 대통령과의 1차투표에서,88년엔 프랑수아 미테랑대통령과의 결선투표에서 연거푸 낙선했다.
이번 선거는 그로서 마지막 기회였지만 불과 선거 2개월전까지만 해도 같은 우파의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에게 밀렸고,지난달23일 1차투표에선 리오넬 조스팽 사회당후보에게 추월당하는등 마지막까지 극적인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올해 63세인 시라크 당선자는 파리에서 회사간부의 아들로 태어나 프랑스 최고의 영재코스라는 파리시내 루이 르 그랑고등학교.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그리고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ENA 졸업 당시 성적이 우수해 전통적으로 상위 5등 이내의 졸업생에게만 배당되는 감사원에서 엘리트관료로 공직생활을 시작한뒤 62년 故조르주 퐁피두대통령(당시 총리)의 비서로 발탁되면서 본격적인 정치수업을 쌓아 나갔다.
그후 35세 때인 67년 출신지역인 코레즈에서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대중정치인으로서의 기반을 닦기 시작한 이래 6번이나 하원의원에 선출됐으며,재향군인.농업및 내무등 3개 부처의 장관과 74~76년,86~88년 두차례 총리를 역임하 는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77년 파리市 초대 민선시장에 선출된 이후지금까지 17년동안 이 자리를 고수하면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파리를 오늘의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 가꿔오기도 했다.
파리정치대학 시절 캠퍼스에서 만나 56년 결혼한 부인 베르나데트여사는 현재 지방의회 의원으로 활동중이다.
딸만 둘 두었는데,의학을 전공한 장녀 로랑스는 출가해 평범한가정주부로 남아 있고 경제학을 공부한 차녀 클로드는 이번 선거기간중 그의 홍보담당 참모로 활약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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