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駐韓 日특파원 간담회-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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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4일 오랜만에 일본 언론사 특파원들과만났다. 金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韓日관계와 북한에 대한 경수로공급문제,남북정상회담과 국내 선거문제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언급했다.
金대통령은 우선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 관계」라는 전제아래 『그렇게 되는 것은 일본 정부와 국민들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일본 국왕의 방한문제나 일본내의 부전결의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일본정치인과 국민의 태도에 달려있다고강조했다.
일본국왕 방한문제도 『일본의 정치인들이 역사인식을 바로해야 하는데 기회가 있으면 망언을 해 우리 국민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며 분위기 조성을 위한 일본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일본의 태도에 따라 한일관계가 잘 풀릴 수도,안 풀릴 수 도 있다는 의미로 한일관계의 공을 일본측에 넘긴 셈이다.
북한과 일본의 국교정상화 논의에 대해서도 원론적으로는 반대하지 않지만 『민감한 사안』『한반도의 긴장완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한일간에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한간의 관계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이 일방적으로 앞서 나가서는 곤란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한 것이다. 金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한반도가 왜 분단돼 고난을 당하는가를 일본이 알아야 한다』면서 『굳이 자세히 얘기하지 않아도 알 것』『그러나 과거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한일간 협력이 한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에 도움이 됐지만 일본에도 도움이 됐다』면서 『남북한간 전쟁은 불행한 전쟁이었지만 일본경제를 살리는데도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어느때보다 對일본 발언수위를 높인 셈이다.
金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북한에서 주석직 승계가 이루어져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내문제에 대해 金대통령은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분명히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못박고 김대중(金大中)씨의 정계복귀문제에 대해서는 『스스로 선언했고 나도 그렇게 믿는다』는식으로 기정사실화했다.金씨가 최근 독일을 언급하 면서 내각제를얘기한 것을 의식한 듯『북한이란 위협세력과 대처하고 있는 한국은 독일과 분명히 상황이 다르다』고 개헌의사가 없음을 명백히 했다. 〈金斗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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